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우리는 노예였다

첨부 1


매년 유월절이 되면 유대인들의 가정에서는 유월절 예식이 베풀어지고, 그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출애굽 역사, 민족 해방의 역사, 노예가 자유인이 되는 역사가 부모에게서 자녀에게로 전승된다.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의식이 싹트면서 부모에게 처음으로 듣는 말이 바로 '우리는 이집트에서 바로의 노예였다'는 말이다. 이스라엘의 3천여 년 역사중 그 대부분이 바로 망국의 역사, 타향에서 쓰여진 유랑의 역사였으므로, '우리는 노예였다'는 말은 그들의 현실을 정확히 이름지어 부른 말이라 할 수 있다.
구약 시대의 어린이들 뿐 아니라, 신생 이스라엘 국가의 어린이들도 일찍부터 부모들에게 자신들의 역사적 처지를 이름지어 부를 줄 아는 것부터 배운다. '우리는 노예였다'라고 가르치는 것은, 우리는 노예의 신분으로 태어났으니 이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현실에 순응하자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그렇게 이름짓는 것은 오히려 그러한 현실을 변형시키고 극복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노예였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사고언어, 곧 생각하게 하는 언어다. 자녀에게 글을 가르치고 말을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질문도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아이들이나 둔한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언어로, 일깨워서 현실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나아가서는 그 현실을 극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배우는 어린이들은 말과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자기들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인식과 반성을 동시에 하기 시작한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