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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열매 맺는 삶 (마 2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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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나무가 꽃을 피우고 그 열매로 과일을 맺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과일 속에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과일은 사람과 동물들에게 맛있는 양식이 됩니다. 또한, 땅에 떨어져 썩은 열매는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 과일을 선사하지 않는 나무는 생태학적으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말라 비틀어져서 죽는다 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앙으로 사는 사람 역시 그 신앙생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신앙인들에게서 합당한 열매를 요구하고 계십니다. 본문말씀은 이 점을 비유로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새벽에 성 안으로 들어 오시다가 시장기를 느끼셨습니다. 길가에 서 있는 무화과 나무에서 열매를 찾았지만 열매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매우 섭섭하셨고, 이내 그 나무를 저주하였습니다. 무화가 나무가 즉시 말라 버렸음은 물론입니다. 그리도 인자하신 예수님이 왜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을까요 당신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지 못한 것에 화가 나서였을까요 물론 그럴 법도 합니다. 그러나 그 보다는, 당연히 열매를 맺어야 할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 그 자체에 대해 예수님은 분노하셨던 것입니다.

1. 잎만 무성했지 열매가 없는 무화과 나무는 예수님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차라리 잎이 무성하지 않았더라면 예수님의 분노와 저주를 피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것은 완전한 사기입니다. 겉모양은 그럴듯한데 실속이 없는 것. 얼핏 보기에는 '있어 보이고', 말은 번지르르 한데 사실상 내용이 없는 것. 주일마다 교회에 나와 거룩하게 예배를 드리는 척 하지만, 아무런 행함이 없는 것.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자신의 욕심에 집착하는 것. 정신은 썩어 문드러지고 생활은 개차반인데, 자신의 재력과 권력과 학력과 경력을 과시하며 자족하는 것.... 이보다 큰 사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남을 속이는 것보다 자신을 속이는 것이 더 큰 죄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결코 용납지 않으십니다.
이 무화과 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진액을 쏟지 않고 잎을 무성케 하기 위해 진액을 쏟았습니다. 신앙인은 겉모양을 치장하는 일에 전력을 쏟을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요구하시는 신앙의 열매를 맺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히도 뿌리 채 말라 죽게 됩니다.

2. 길가에 서 있는 나무 주제에 열매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차라리 길가에 서 있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예수쟁이'라는 딱지가 없었더라면, 이런 변고를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길가에 위치한 나무는 다른 나무와는 달리 특수한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대 풍속에 의하면, 길가에 있는 나무는 개인의 소유가 아니었습니다. 길가의 나무에서 맺히는 과일은 가난한 사람들과 길 가는 행인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열매가 없었으니, 예수님이 아니었더라도 분노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신앙인들은 모두 길가에 서 있는 과일나무와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나그네들의 굶주린 배를 위로해 줄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배만을 채우기 위해 복을 구하는 자, 교회를 무슨 사교클럽인 양 여기며 교회생활을 즐기려 하는 자, 가난한 이웃과 고통당하는 조국과 세계의 역사에 무관심한 자.... 이런 자들은 예수님의 분노와 저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3. 열매 맺는 철이 되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였기에 예수님의 저주를 받았습니다. 전도서 3장이 증거하듯,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입니다. 때가 이르러서도 어떤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열매를 찾은 때는 무화과 나무가 마땅히 열매를 맺어야 할 계절, 가을이었습니다. 가을이 되었음에도 열매가 없었던 무화과 나무는 저주를 받아 마땅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열매를 맺어야 할 계절을 살고 있습니다. 날로 심판의 때가 가까와 오고 있는 오늘의 시대상황은 우리가 맺어 마땅한 열매를 갈급해 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열매', '성령의 열매'는 무슨 설교시간에나 거론되는 관념의 유희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구체적인 행동이며, 지극히 실질적인 봉사입니다. 시대상황의 한 복판에서, 굶주림과 탐욕과 기만과 전쟁과 폭력과 갈등과 무관심으로 얼룩진 인간상황의 한 복판에서 전개되어야 할, '나눔과 섬김'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싸움입니다. 이 치열한 선한 싸움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자들은 마지막 날의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해, 우리 현대교회 청년회는 무성한 잎사귀를 갖게 되었습니다. 회원의 숫자가 늘어나고 그럴듯한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결국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열매는 맺어도 그만이고 맺지 않아도 그만인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열매를 맺지 않으면 예수님의 분노와 저주를 받게 됩니다. 뿌리 채 말라 버리는 비극을 당하게 됩니다. 더우기 우리는 길가에 서 있는 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숲 속 한 가운데서 한가롭게 즐기고 있을 존재가 아닙니다. 뒤틀린 역사의 현장, 소외된 인간 실존의 현장인 길 가에 서 있는, 부름받은 신앙공동체입니다. 이제는 열매를 맺어야 할 때입니다. 뭐 그리 거창한 열매를 욕심 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믿음의 분량대로 최선을 다할 것 뿐입니다.
우리는 1994년의 출발지점에 서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가 맺어야 할 열매가 무엇인지 함께 기도해 봅시다. 어떤 열매를 어떻게 맺어야 예수님이 기뻐하실지 함께 숙고해 봅시다. 그리하여 열매 맺는 청년회, 열매 맺는 여러분의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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