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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순결교육은 성교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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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인가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일로 부부싸움을 했는데 좀 오래 갔던 것 같다. 어느 날 중학교 다니던 아들이 아주 침착하게 문제가 뭐야 돈문제야 여자문제야 물었다. 너무 당황해서 아니 왜 왜 그렇게 생각하지 더듬었더니 중년부부의 심각한 싸움은 돈문제 아니면 남편이 바람피우는 일이 원인이 아니냐고 했다.
그게 아니고 실은 어쩌고 저쩌고 했더니 아니면 됐어라고 안도하는 눈치였다. 집안에 문제가 있어서 고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인이 돈문제, 아니면 아빠가 바람피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 세상의 모든 중년아빠는 당연히 바람을 피우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는 사실에 섬뜻해졌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방학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에 나돈 소문을 전해주었다.
1학년 다니던 여학생이 상급생으로 부터 나쁜 짓을 당해 임신을 하였고 그래서 다른 곳으로 전학갔다는 것이었다. 뽀송뽀송한 솜털이 난 아이의 얼굴이 갑자기 옆의 친구를 임신시킬 수도 있는 남자의 얼굴로 보인 순간이었다.
급하게 순결교육을 시작했다. 여자가 자신의 몸을 보호하듯 남자도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한다. 성행위는 반드시 임신으로 연결되고 여자가 임신하여 아이를 낳게 되면 네자식이 생기는 것인데 그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유산은 살인행위이다. 너도 살인의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지 않도록 너의 정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등 중언부언했던것 같다. 아이는 선선하게 알았어 그러니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지 라고 말해 얼른 그래 어떤 경우에도 하고 다짐을 주었다.
가까운 친구가 딸이 성폭행을 당한 뒤 이민을 갔다. 임신한 딸을 산부인과에 데려가면서 딸을 위로하고 교통사고가 난 것이라 생각하라고 했으나 딸은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남자들 모두를 저주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은 평소에 딸에게 여자는 몸버리면 인생 끝장이라는 말을 성교육이랍시고 했던 자신이었다고 가슴을 쳤다.
우리의 아이들은 사랑을 느끼고 배우고 알기 전에 불륜을 먼저 알게 되고 성폭행과 매매춘 그리고 러브호텔 등 은밀히 행해지는 왜곡된 성문화를 먼저 배우고 그리고 그 문화에 자연스레 흡수된다.
그런 가운데 여자아이들에게 행해지는 순결교육의 폐단은 너무 가혹하여 순결교육으로 인해 인생이 삐긋 어긋나 되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유흥가나 윤락가에 나오게 된 여자들의 대부분이 어렸을때 성폭행이나 그와 유사한 경험을 하고 그것이 자표자기의 길을 가게 만들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성폭행 범죄건수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라에서 여자아이들에게 몸버리면 인생이 끝난다는 식의 순결교육은 치명적인 결과를 빚어내는 것이다.
세상에는 몇살에 결혼을 하건 결혼식을 하던 날부터 평생 한 사람의 공인된 짝과 성관계를 갖고 이혼이나 사별을 하면 성관계는 끊어지고 다시 재혼을 하기 전에는 결코 '결혼밖에서의 성'은 없는 것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실천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가. 바로 그러한 비현실적인 철학에 바탕한 성교육은 자녀들에게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줄수 없음은 분명하다. 나는 내 아들이나 내 친구의 딸들이 음침하게 낯선곳에서 사랑도 없이 버리듯 성적인 첫경험을 갖게 되길 원하지 않는다.
또 여자들이 한번의 경험이 원인이 되어 어쩔수 없이 결혼하는 것도 반대한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지남철처럼 서로 다가가고만 싶은 성적갈망이 우리의 딸과 아들에게도 자연스레 일어나는 일임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것을 건강하게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비록 결혼까지 이르지 않는다해도 괜찮은 것이라고 딸이나 아들에게 꼭같이 말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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