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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거인과 지극히 작은 자 (창 06:1-4, 롬 0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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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 보면, 인간의 타락의 역사는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데서 비롯됩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 먹으면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뱀의 유혹에 이끌려 아담과 하와는 그것을 따 먹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약함과 한계를 극복해 보려는 부단한 시도가 인간들을 타락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하는 말씀입니다.
창세기 6장에 나오는 네피림에 관한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거기서 낳은 자식이 바로 네피림으로 거인이요 용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들이란 하나님의 세계에 속한 자들로서 인간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신적 존재(神的 存在)들입니다. 이것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야합을 통하여 악마적인 존재들인 '거인'들이 땅 위에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이 타락했음을 뜻합니다. 초인간적인 존재의 출현으로 인하여 하나님이 천상적 영계(靈界)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을 갈라 놓으셨던 질서들이 파괴되어 버렸습니다. 이로써 전 우주적인 타락이 일어 났습니다. 죄가 하늘과 땅에 만연(蔓延)한 것입니다. 이런 타락에 대해 하나님은 분명하게 그의 뜻을 계시하시며, 동시에 인간에게 심판을 선언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신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체가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120년이 되리라 하시니라"(창 6:3)

인간이 신적인 존재와 야합하여 초인간적인 존재가 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육체로, 다시 말해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 머물게 하신 것입니다. 그는 영원한 존재가 아닌 120년이라는 한계를 가진 유한한 존재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도록 심판을 선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거인의 출현으로 이 세계는 점점 더 깊은 타락의 구덩이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마침내 홍수로 그 세계를 심판하시고 노아로 말미암아 새롭게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하여 이 세계와 우리 속에 있는 거인(巨人)본능을 직시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겸손한 참 인간의 자리로 내려가야 하겠습니다.

거인 본능

우리는 먼저 우리 속에, 그리고 이 세계 속에 있는 거인 본능(巨人本能)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그들의 본래의 자리를 지키지 아니하고 떠나 인간의 딸들과 결합하므로 악이 본격적으로 이 땅에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 하나님의 아들들은 제 자리를 지키지 아니한 타락한 천사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들은 인간에게 하늘의 비밀들을 공급하므로 인간을 초인화(超人化)시키려고 합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머물지 아니하고 신에 가까와진다는 것은 결국 자기를 지으신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요, 그와 동급에 오르려는 교만을 뜻하는 것입니다.
고대 다른 종교들의 신화에는 항상 이런 신인 결합에 의한 거인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웅들에 의해 그들의 나라가 세워졌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檀君神話)도 바로 이에 속합니다. 환인(桓因) 곧 하나님의 아들인 환웅(桓雄)이 이 땅에 내려와 웅녀(熊女)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단군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신화 속에 깃들인 사상은 항상 초인을 지향하는 인간의 심성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쉽게 생각해서 신적인 요소들이 우리 인간 속에 부어지면 초인적인 능력을 얻게 되고, 그 능력으로 선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슈퍼맨 같은 영화를 통해서 우리의 그런 생각을 표현해 봅니다. 영화 슈퍼맨에 나오는 주인공은 초인적인 힘을 간직하고 그 힘으로 악을 물리치고 정의의 편에서 이 땅에 평화를 이룩하는데 공헌합니다. 우리는 그런 영화를 보면서 슈퍼맨이 놀라운 활동으로 승리할 때마다 박수를 칩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 보면, 우리는 슈퍼맨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 사용되기 보다는 오히려 악을 만들어 내고 불의를 이루는데 사용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인간은 영화 속의 슈퍼맨과는 달리 불의의 사자요 평화를 깨트리는 악마로 역활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옛날에는 영웅과 용사들이 나라를 지배하고 사람들을 다스렸습니다. 그런 영웅들은 대개가 신인 결합에 의해 탄생된 거인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개인적인 영웅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초인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화되어 구조로 나타납니다. 과학의 놀랄만한 발달로 만들어진 가공할 무기로 무장을 한 강력한 정권의 등장이나 혹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다국적 기업의 등장은 정말 초인적인 힘으로 약자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며 지배하는 것입니다. 저들이 내세운 구호는 다 선하고 정의로우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신적인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평화 대신에 불의와 억압과 착취가 일상화 되는 것입니다.
타락한 인간 속에 아무리 신적인 요소가 주어져도 그 인간이 선하게 변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악이 날개를 얻은 것과 같아서 더욱 악해진다는 진리를 우리는 여기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여 과거에는 하나님의 신비에 속하였던 것들이 점점 밝혀지고 그 비밀이 들어나므로 인간은 초인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초인이 된 인간들은 결국 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 것이 틀림 없습니다. 인간은 거인이 될수록 더욱 무서운 악을 만들어 낼 뿐입니다. 거인을 지향하는 이 세계 문명은 결국 스스로 파멸의 길을 향하여 치닫고 있습니다.

거인을 무력하게 하시는 하나님

우리는 이렇게 거인화 되어가는 오늘의 세계를 바라보면서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이라는 초거인의 등장, 그리고 잠자다 깨어난 사자와 같은 중국, 경제력을 바탕으로 거인된 일본, 이들에 대항하기 위하여 뭉친 유럽 공동체, 그리고 여기에 대항하여 뭉친 제 3 세계 국가들 이 모두가 만만치 않은 거인들입니다. 이들이 버리는 대결에 의해서 이 지구는 지금 갈등과 혼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거인들을 그대로 방치해 두시지 아니합니다. 본문에 보면,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합하여 용사들을 낳았지만 그들 역시 120년 밖에 살 수 없는 육적인 존재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신적인 요소가 인간 속에 들어 왔다 할지라도 인간은 여전히 인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다윗의 이야기에 거인이 등장합니다.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은 거인이었습니다. 그 거인 앞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목동인 다윗의 물매에 의해 그는 나가 넘어졌고,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성경은 이와 같이 한때는 초인적인 거인들이 나라들을 지배하고 이 세계를 다스릴 것 같이 보여도 그것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거인이 될수록 그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 하나님이 내리신 심판입니다. 120년의 수명은 창세기 5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9백년의 나이에 비하면 훨씬 낮아진 것입니다. 성경 기자가 이런 나이를 대조시키므로 의도적으로 거인이 된 인간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그 생명이 단축되고 제한되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지금 의학이 발달되었음에도 인간의 수명이 120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거인화 되어가는 인간의 문명에 제동(制動)을 거셔서 그 인간들을 구원하려 하십니다. 바벨탑을 쌓으려는 인간들을 흩으셔서 거인이 되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 홍수를 통해서 이 거인들을 이 땅에서 쓸어버리시고 겸손한 신아인인 노아를 통해서 새 인간을 만드시는 하나님께서 마침내 이 거인문명을 없애버리시고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로 오신 예수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成肉身)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결합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신적인 어떤 것을 가지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신의 능력을 그대로 간직하신 채 거기에 인간의 껍데기만을 쓰신 것이 아닙니다. 그는 철저하게 신적인 것들을 모두 비우시고 오셔서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초인이 아닙니다. 거인도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가장 작은 자, 가장 겸손한 자,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자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는 고난받는 종으로 오셔서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다가 마침내 자신을 희생 제물로 내어주는 어린 양이 되셨습니다. 그는 철저하게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그는 인간으로서 하나님 아버지께 철저하게 순종하시며, 영광을 돌리시기 위하여 오셨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속에 어떤 신적인 것들을 넣어주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적인 것들과 야합된 우리를 완전히 장사지내고 철저하게 새로운 인간이 되게 하시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우리는 어떤 신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 되었다는 의미는 오히려 우리가 철저하게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저하게 낮아지는 인간, 철저하게 겸손한 인간, 철저하게 순종하는 인간, 자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인간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종종 성령의 은사들을 받아 초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합니다. 그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은 다 시험에 들어 결국은 잘못된 길로 가게 됩니다. 성령은 우리로 하역금 철저하게 겸손하고 낮아지는 인간이 되도록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어리석게 그 은사들을 남용하여 신종(新種) 거인이 된 사람들은 결국 그 수명이 오래지를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끊임 없이 거인이 되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악마는 쉬지 않고 우리에게 닥아와 함께 손잡고 일을 하자고 유혹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커지려고 합니다. 커지면 거기에 힘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그 힘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그 힘이 선하게 사용되기 보다는 자기의 유익과 악함을 위해서 대개는 사용되게 마련입니다. 교회가 커질 때 받는 유혹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봉사와 섬김의 자리에 있기 보다는 영광 받고 지배하는 자리에 오르려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큰 교회들이 받는 시험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오늘 구라파의 거대한 교회들이 텅텅 비어 가는 원인이 바로 이런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의 교회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그렇게 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영역을 끊임 없이 침범하여 거인이 되고자 하는 세계 속에서, 그것아 바로 하나님의 질서를 파괴하는 죄악임을 깨닫고 지극히 작은 자가 되라고 요청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모든 세상이 거인 문화를 지향할 때 우리 교회들만은 봉사와 섬김을 바탕으로 한 종의 문화를 전파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속물적인 거인 근성을 송두리채 장사 지내고 지극히 작은 자의 영을 주신 하나님 앞에 감사하면서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생활하여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은사를 자기 거인화를 위해 사용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영은 겸손과 화평의 영입니다. 결코 그 영은 우리를 거인되게 하는데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성령충만한 사람은 결코 거인이 아닙니다. 그는 겸손한 인간일 뿐입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일수록 참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철저하게 거인 근성을 장사 지내고 지극히 작은 자로서 새로 태어나서 봉사와 섬김과 희생의 삶을 이룩해 가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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