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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보는 것과 읽는 것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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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보는 것과 읽는 것의 차이점을 실감나게 경험한 적이 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노원역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공릉동에서 북쪽을 향하여 공릉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지점에 왔을 때의 이야기이다. 때마침 전방에 파란 바탕에 하얀 글씨로 쓰여진 도로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도로 표지판을 유심히 보던 아이가 내게 물었다. “아빠 노원역으로 가려면 하늘로 올라가야 돼요?”나는 처음에는 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2호선 노원역이 지상 2층이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도로 표지판에는 직진하면 노원역이고, 좌회전하면 동부 간선 도로라는 방향표시가 그려져 있었는데, 아이는 그 직진 표시를 보고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그 도로 표지판을 다시 보니 노원역 표시는 위로, 곧 하늘로 향하게 되어 있었다. 그때 우리 아이는 도로 표지판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대로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기호를 읽지 못하고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기호를 읽지 못하고 보기만 해서 의미의 혼선이 생긴 것이다. 운전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의미의 혼동이 한 때의 즐거운 웃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생과 역사를 운전하는 어른들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읽기를 하지 못한다면 삶과 역사에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해독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로 줄어든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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