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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폭음은 치매로 가는 ‘급행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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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의존 환자에게 술병을 보여줬을 때 뇌의 변화를 기능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한 장면. 쾌락중추, 그리고 이로부터 자극을 얻어 의식하는 영역에 혈액이 몰려 활성화돼 있다

《알코올이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과학자들은 알코올이 우리의 상식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뇌를 파괴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톨릭대 의대 정신과 김대진 교수(38),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정재승 교수(32),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부속 카프병원 정신과 윤수정 전문의(31)가 한 팀을 이뤄 학계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각각의 전문분야는 뇌 영상, 전기생리, 그리고 호르몬이다. 이들 ‘알코올 트리오’로부터 술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신 소식을 들어보자.》

● 술병만 봐도 뇌가 반응
단지 남들이 술을 마시는 것만 봐도 술이 당기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뇌에서 뚜렷이 일어나는 반응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물론 술을 끊기 어려운 알코올 의존 환자에 한해서다.
연구팀은 정상인 10명과 알코올 의존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소주병과 물을 번갈아 보여주고 뇌파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러자 정상인과 달리 알코올 의존 환자는 대뇌피질의 앞(전두엽)에서 강한 뇌파 반응이 나타났다.

약한 술을 마셔 몸에서 빨리 알코올이 분해된다 해도 숙취는 여지없이 찾아온다. 알코올의 독성물질로 인해 체내 면역체계가 활성화돼 숙취가 생긴다는 보고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 교수는 “전두엽은 뇌 속 쾌락중추에서 온 자극을 판단하는 영역”이라며 “알코올을 마실지 말지 망설이는 모습이 뇌파로 포착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알코올 의존 환자에 대한 한 가지 치료책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전두엽 부위에 적절한 전기자극을 가해 뇌파를 변화시키면 술을 마시고 싶다는 갈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술이 다 깨도 숙취는 온다
지난밤 과음을 하지 않았는데 아침에 머리가 아프고 멍한 경우가 많다. 흔히 내가 ‘술이 덜 깨서(술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숙취는 술이 깨고 안 깨고와는 상관이 없다.
윤 전문의는 “숙취는 술이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돼 혈중알코올농도가 0에 가까운 경우에 생기는 불쾌한 증상”이라며 “몸은 술이 완전히 깼는데도 특히 어지럽고 집중이 잘 안 되는 등 인지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침에 음주단속이 한창인 요즘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
연구팀은 평균 60kg 체중의 건강한 남성 13명을 대상으로 오후 7시경 소주 1병을 마시게 하고 12시간 후 혈액과 인지기능을 검사했다. 그러자 언어표현이나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한편 면역능력이 증가한 점이 발견됐다.
윤 전문의는 “알코올의 독성물질이 체내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킨 것”이라며 “숙취가 몸의 면역 현상과 관련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3, 4일 폭음땐 치매가능성
알코올 의존 환자의 뇌를 촬영하면 정상인에 비해 훨씬 쪼그라든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도 잘못 마시면 이런 뇌를 가질 수 있다.
김 교수는 “3, 4일간 폭음을 계속하면 일반인이라도 치매 환자의 뇌처럼 쪼그라든다고 여러 차례 보고됐다”며 “한번 쪼그라든 뇌는 최소한 한 달 동안 술을 안 마셔야 원래대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술을 많이 마시면 소변 등에 의해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뇌가 쪼그라든다”며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NMDA)의 작용도 방해받아 심하면 뇌신경 전체가 파괴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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