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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찌하다 에스라인까지 왔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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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Eros)는 인간적이다. 에로스는 성(性)과 관계하여 사람의 몸 안에 본래적으로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 여러 경로를 통해 몸 밖으로 표출된다. 에로스는 젖먹이 아이부터 황혼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생명의 코드이다. 에로스가 성의 감성적 표현이라면 이는 문명을 낳는 모태이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코드가 된다.

역사적으로 오래된 에로스는 악티움 해전에 원인을 제공한 클레오파트라,트로이 전쟁에 불을 질렀던 헬레네 등 여러 굵직한 사건에 개입하고 있다. 우리 민속에서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남근석과 같은 명칭이 곧 에로스적 유산인 것이다. 그 중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에로스의 유산을 손꼽자면 김홍도가 그린 민속화가 아닌가 한다.

에로스는 다양한 상상력과 표현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해왔다. 이는 한동안 섹시하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건강하다,생명성이 넘쳐보인다,나아가 이성적 호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이해되었다.
거기까지는 인정할 만하고 인간적인 에로스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최근 일기 시작한 ‘에스라인’(S-Line)에는 유감이 있다. 몰인간적인 면까지 느껴진다. 부드러운 감성(Soft Sense)을 비유하는 에스(S)자가 어찌 이리 뒤틀려졌는가.
건강을 넘어서는 에스라인은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왜냐하면 에스라인을 몸에 지니지 못하면 사람다운 몸매를 갖지 못한 것으로 분류되고 나아가 현대인으로서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는 치명적이다. 누가 에스라인을 발견했는지 몰라도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게다가 에스라인을 발설하면서 뭇 사람들에게 성적 판타지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는 또 뭔가. 그것은 성적 광풍에 가깝다. 그리하여 에스라인은 이 사회의 집단무의식에 관음적 이미지를 접맥시킨다. 에스라인에 너무 몰입하거나 환호할 일이 아니다. 적절한 에로스는 건강의 척도지만 순수한 글자마저 자꾸 에로틱하게 몰아가면 큰 코 다치게 된다. 글자를 글자로 존재하게 하라. 글자에 과도한 에로스를 부여하지 말 일이다. 사람 때문에 글자도 추해질까 두려워진다. 인간이여 에스는 에스일 뿐임을 명심하라.
/추태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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