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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옷이 먹어야할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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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한 학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초청장이 날아왔는데 장관이 초대한 파티였다. 그는 파티가 열리는 날에 평소대로 검소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파티 장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파티는 으리으리했다. 오색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입구로 걸어갔다. 그런데 입구를 막아 선 문지기가 옷이 허름하다는 이유로 통과시키지 않았으나 다행히 아는 사람을 만나 들어갈 수 있었다.
파티장에 들어선 학자는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아는 체하지 않았다. 술을 권하지도 않고 식사를 내주지도 않았다. 학자는 머쓱해져서 나와 버렸다. 그는 곧 집으로 돌아가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고 다시 파티 장소로 갔다. 그러자 좀 전에 그를 밀어냈던 문지기가 재빨리 거수 경례를 했다. 그는 쉽게 입구를 지날 수 있었다. 파티장에 들어서자 이번엔 장관과 모든 참석자들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장관은 그를 가장 좋은 자리에 앉혔다. 고급 식사가 나오고 술도 아주 비싼 것으로 나왔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러고는 옷을 벗더니 음식과 술에 가져다대며 중얼거렸다.
'옷아, 이것들은 네가 먹어라. 사람을 보고 주는 음식이 아니라 옷을 보고 주는 음식이니까....'
/채수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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