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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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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품 없어 보이는 조그마한 알루미늄 십자가.
그 위에는 십자 말 풀이 식으로 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가로 축에는 'GOD' 이라고 찍혀 있었고, 철자 'O'를 중심으로 세로 축에는 'LOVES YOU' 란 구절이었다.
보이스카우트였을 때 '선행동전'을 가지고 다녔던 식으로 나는 그 십자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누군가를 도울 때마다 동전을 가지고 했던 것처럼, 나는 십자가를 반대편 주머니로 옮겨 넣었다.
몇 달이 지나자..
그 십자가는 내 맘대로 선행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가 무엇을 하기 원하시는지 매일매일 의식적으로 살펴보도록 일깨워주는 상징물이 되었다. 그러던 중, 나는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를 만나러 인디애나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라는 전갈을 받았다. 항상 그랬듯이 나는 버스를 타고 여행을 했다. 예전에는 시카고에서 사우스벤드로 가는 버스를 갈아탔지만, 올해에는 비록 인디애나폴리스를 통과하는 장거리 노선이지만 붐비고 번잡한 시카고는 피하고 싶었다. 사우스벤드까지 연결해 줄 차가 떠난 지 5 분이 지난 후에야 내가 탄 버스가 유니온 정거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번 나의 여행은 훨씬 더 길어진 셈이었다. 왜냐하면 그 다음 날 아침 7 시까지는 다른 버스가 없었다. 차라리 누군가가 와서 나를 데리고 가는 편이 훨씬 더 빠를 것 같았다. 엘카트에 사는 아들들에게 전화를 해서 나를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애들이 도착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릴 것이었으므로 나는 그 정거장에 있는 심야 레스토랑에 가 있기로 했다. 적어도 사람들 구경은 할 수 있으리라. 늦은 시간이었기에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식당 안은 조용했다. 거기에는 나처럼 반쯤 졸면서 차를 기다리는 다른 몇몇 손님들이 있었다. 나는 입구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조금씩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나와 대각선 방향의 모퉁이 한 구석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몸을 깊이 파묻은 채 앉아 있는 한 중년 여인이 있었다. 뭔가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왠지 그녀에게 관심이 쏠렸다. 별다른 장식이 없는 웃옷과 평범한 드레스. 즉, 우리가 흔히 인디애나 시골뜨기라고 말하는 그런 수수한 차림의 그 여인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커피의 뽀얀 김이 그녀의 얼굴 위로 피어올랐다가는 사라지곤 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그러하듯이 지루해서 지친 표정이었다. 여전히 나는 계속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너의 십자가를 그녀에게 주어라.' 내 속에서 들려오는 것 같던 그 음성! 하지만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거나 뇌리 속에서 머무른 것은 아니었다. 그냥 거기에 있었다. 문득 혼란스러워서 고개를 흔들었다. '너의 십자가를 그녀에게 주라.' 또 똑같은 말!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 음성을 들었나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전혀 모르는 낯선 이에게 내 십자가를 주고 싶진 않았다. 게다가 이 십자가는 내게 특별한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 부인은 내 십자가를 필요로 할 것 같지도 않았다. 과거에 처지가 너무도 딱해 보여 도와 주려 했던 사람들과 비교해 그 부인은 너무도 멀쩡해 보였다.
'이건 말도 안 돼.' 나는 생각했다. 마치 어떤 거대한 손이 나를 꼼짝 못하게 붙잡고 있는 것처럼, 가슴을 내리 누르는 압박을 느끼며 나는 꼼짝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차고 분명한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십자가를 나 하나님이 주는 것이라고 말해라.'
순순히 따르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 명령 속에는 피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나는 주머니 속을 더듬어 십자가를 꺼냈다. 손에 쥔 십자가의 가벼움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선물을 건네주고 빨리 그 자리를 피해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곧장 그 부인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비로소 그녀의 공허한 눈빛을 보게 되었다. 무릎 위에 있는 손가방에 손을 반쯤 올려놓고 부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부인. 나는 십자가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이 십자가를 당신께 주라고 하셨어요.'
그 부인은 십자가 위에 새겨있는 글씨를 보고 나서 울기 시작했다.
'부인, 괜찮으세요?'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고개를 끄떡이면서 그 부인은 천천히 자신의 손가방에서 손을 떼었다.
그녀가 가방에서 꺼낸 것을 본 순간, 나는 엄청난 충격으로 얻어맞은 듯 했다. 그것은 25 구경 권총이었다.
'저는 제 생애의 마지막 커피를 마시러 왔던 겁니다. 제 딸은 몇 달 전에 죽었고, 얼마 전, 남편마저도 저를 버리고 떠나 버렸어요. 하나님께서도 저를 버리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신은..
아직도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어요.'
그 부인은 손바닥에 그 십자가를 놓고 흔들다가 다시 한 번 그 위에 새겨진 글씨를 읽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총을 내려다보았다.
'제발, 이걸 치워 주세요. 전 이제 괜찮아 질거예요.'
나는 권총의 탄창을 떼었다. '제가 이걸 가지고 가겠어요. 하지만 그 총은 부인께서 처리하셔야 해요.'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래야 다시는 총에 대한 유혹을 받지 않게 될 거예요.'
잠시 동안 그녀와 내 눈빛이 마주쳤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권총을 손가방에 집어넣었다.
'감사합니다.' 부드러운 알루미늄 십자가를 손가락으로 단단히 감싸 쥐며
그 부인이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이 말씀이
지금처럼 절실했던 적도 없었어요.'
가슴께로 십자가를 갖다 댄 채 그녀가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나는 부인이 밤의 어둠 속으로 아주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때로 당신은..
어떤 사람이 궁지에 처해 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때 우리는 '하나님' 과 '사랑' 이 서로 교차하는,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그 지점으로 곧장 불려 가기도 한다.
/페리 롤 (가이드포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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