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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는 것이 이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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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 미국의 수도로 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수도라고는 하지만 아직 도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집들은 목조 건물이 대부분이었고, 워싱턴 거리는 비만 오면 온통 진흙탕길이 되곤 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진흙탕길 의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널빤지를 깔아 놓고 흙탕물이 튈까 봐 조심조심 길을 건너곤 했다.

어느 날, 버지니아의 존 란돌프와 캔터키의 헨리 그레이라고 하는 두 사람의 하원 의원이 진흙탕길의 좁은 널빤지 위에서 마주쳤다. 어느 한 편이 진흙탕속으로 내려서서 길을 비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평소 서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었던 둘은 얼굴이 굳어진 채, 서로 상대편이 먼저 비켜 주기를 기대하고 서 있었다.

성미가 급하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없는 란돌프는 전부터 예의바르고 깍듯한 그레이가 잘난 척한다 싶어 몹시 싫어했다. 그는 좁은 길에서 마주친 그레이에게 길을 비켜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으려 했다.

잠시 후 란돌프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은근히 비꼬듯 말했다.
'난 악당에게는 길을 비키지 않습니다.'
그러자 그레이가 품위 있는 모습으로 공손히 인사하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언제나 악당에게는 길을 비켜 줍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흙탕물 속으로 발을 내딛는 그레이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란돌프는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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