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때를 가리지 못한 예의

1745년 5월 11일, 네덜란드 및 오스트리아 군대와 연합한 영국군대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에 휘말려든 프랑스군대와 정면 대치하게 되었다.
그 전에 프랑스군으로부터 상당한 타격을 받은 영국군은 삼각형 밀집부대를 형성하여 프랑스군의 중앙을 타파한다는 전술을 세워 돌격해 좌우로 대항하는 프랑스군을 물리쳐서 마침내 프랑스 근위대 진지까지 당도하고 보니, 불과 50보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쌍방의 사관들은 부대의 앞쪽으로 나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 때 영국의 군관 한 사람이 대열에서 서너발짝 나와 모자를 벗고서 반갑게 맞이했다.
'프랑스 근위대 여러분, 어서 쏴 주십시오.'
그러자 프랑스 진영에서 백작이 나와서 큰 소리로 외쳤다.
'영국분들, 어서 먼저 쏘이오. 우리 프랑스 사람들은 먼저 사격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때를 가리지 못한 예의 때문에 프랑스군은 소나기 퍼붓듯 하는 맹렬한 총알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제일선 부대를 거의 다 잃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