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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영적인 언어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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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소통의 불편함을 겪어본 사람은 그 답답함을 이해한다. 이민자로 외국에 살다보면 언어 때문에 겪는 에피소드가 너무나 많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과 달리 엉뚱한 음식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길을 묻다가 전혀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한다. 자녀들이 이민을 간 나라에서 태어났거나 어려서 이민을 간 가정에서는 심지어 부모와 자녀간에도 언어 문제 때문에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밴쿠버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이민한지 30년이 넘은 한 가정의 초대를 받았다. 자녀 둘은 모두 캐나다에서 태어난 2세였다. 식사를 하기 전 그 가정의 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지갑에서 종이쪽지 하나를 꺼냈다. 영어가 모국어가 돼버린 막내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토요일마다 열리는 한국어학교에 보낸 수고의 결실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수고의 결실은 바로 16년만에 처음으로 막내아들이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한글로 생일카드를 쓴 것이다. 맞춤법도 틀리고 글씨체도 형편 없었지만 한글로 아버지에게 처음 쓴 것이라는 감격 때문에 그것을 접어서 지갑에 넣어 다닌다는 것이었다. 이미 여러 사람에게 보여준 흔적이 있는 듯 손때가 많이 묻은 종이쪽지를 자랑스럽게 건네줘서 읽어보았다. 노력의 흔적이 역력한 글을 끝까지 읽어 내려가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사랑하는 아빠에게 너의 아들 제임스가!’ 영어 표현으로는 ‘너의 아들’(your son)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지만 한국어로 직역하니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비록 서투르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막내아들의 노력이 갸륵해서 아버지는 그 편지를 언제나 지갑에 넣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도 언어가 존재한다. 그분은 우리와 대화하기를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성경과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과 만날 수 있다. 어느 나라 말도 그분의 모국어가 아니다. 하나님의 언어는 영적인(spiritual) 언어다. 육신적인(physical) 언어로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얼마만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가? 어떤 기도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아무리 서투른 영적 언어일지라도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담긴 언어를 손바닥에 새겨놓고 기뻐하신다. 어떤 외국어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품기 전에 오늘도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언어를 듣는 사람이 되자.
/박신일 <밴쿠버 그레이스 한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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