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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비판과 격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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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대 초반 어느 교회에서 설교했을 때였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과 함께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서서 걷고 있던 그 교회 성도 한 분이 함께 걷는 무리에게 큰 소리로 '에이! 오늘 김전도사 설교 말이야.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그 소리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 내가 세어 보았는데 마흔 세 번이나 반복했어. 듣기 싫어 혼났네. 도무지 은혜가 안됐어.'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뒤에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는 잘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몇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분의 말을 듣고는 함께 가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웃었다는 것과 그분의 부인이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자기 남편의 옆구리를 찌르며 '아니, 당신은 하나님의 말씀은 안 듣고 전도사님 설교 시간에 예수님 이름을 몇 번 부르시는가만 세어봤어요? 장로라는 사람이 그래 가지고 되겠어요? 난 어린 전도사님 순박한 설교에 은혜만 됩디다.' 하고 반박했다는 것입니다. 뒤따르던 제 옆의 교인들은 그 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를 쳐다보고 동의의 뜻을 확인해주었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두 가지 느낌이 교차했습니다. 하나는 몹시 부끄러웠다는 것입니다. 제 설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너무 자주 반복했기 때문에 은혜가 안되었다는 말이 저를 심히 부끄럽게 했습니다. 더욱이 다른 사람들이 듣는 공개적인 분위기에서 그 말을 하고 무리와 함께 저를 비웃었다는 생각이 저를 무척 힘들게 했습니다. 뒤따르는 감정은 좌절이었습니다. 난 설교자로서는 너무 부족해서 목회자가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라왔습니다. 먼저 저 자신의 초라하고 못난 모습에 대해서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그분에 대해서 화가 났습니다.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라면 어린 전도사 하나 키운다는 생각으로 개인적인 자리에서 덕스러운 충고로 말씀해 주셔도 될 텐데 다른 교인들 앞에서 저를 아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버리다니 ... 하는 생각에 이르러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볼수록 괴로웠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힘들었습니다. 마음속에서 그 생각이 꿈틀거리며 머리를 들려고 할 때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생겼습니다.
다음에 저를 비판하신 분의 부인을 생각할 때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저와 함께 걷다가 그 부인의 말을 듣고 의미 있는 눈빛으로 동의의 뜻을 표해주었던 분들이 나중에 생각해도 눈물이 나도록 고마왔습니다. 그분들의 격려가 저로 하여금 목회자의 소명을 더욱 분명하게 해 주었습니다. 저의 설교 발전에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더욱 열심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성령께서 그분들의 자세와 격려를 통해 저를 변화시켜 주셨다고 간증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때의 일로 일평생 주님 섬기는 일에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설교에 있어서 수사학적으로 같은 용어를 불필요하게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을 비판하여 우스갯거리로 삼아 낙심케 하기보다는 격려하여 세우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격려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아지게 하는 일에 힘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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