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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남성 나체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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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때 팔도의 갑부(甲富)로 손꼽히는 고비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친구 하나가 찾아와 '자네는 어떻게 그런 큰 돈을 벌었는가, 축재(蓄財)의 비결을 가르쳐줄 수 없나' 하고 물었다. 이 친구 시키는 대로 다 한다는 다짐을 받고서 아름드리 고목 밑으로 데리고 갔다. 옷을 벌거벗긴 다음 나무에 오르게 했다. 알몸이 된 이 친구를 가지 끝에 가게 하여 가지 끝을 붙들고 늘어지라고 했다. 붙들고 있는 두 손 가운데 한 손을 놓으라고 시킨다. 와들와들 떨면서 한 손을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 모여서 손가락질하며 이 나체 쇼를 즐기고 있었다.
가지를 붙들고 있는 한 손마저 놓으라고 시키자 '이 사람아, 떨어뜨려 죽일 셈인가, 돈을 못 벌면 못 벌었지 손은 못 놓겠네' 했다. 죽어도 못 놓겠다는 것을 다짐받고 내려오라고 시켰다.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이 친구에게 말했다. '자네는 이제 돈을 버는 비결을 터득했네. 한 손을 마저 놓으면 떨어져 죽고 놓지 않으면 죽지 않듯이 비록 단 한푼의 재물이 생기더라도 그렇게 놓지 않는 것이 돈 모으는 유일무이한 비결일세.'
그건 알 만한데 왜 굳이 벌거벗겨 남들에게 우셋거리로 만들었는가고 물었다. '그렇게 목숨처럼 재물을 붙들고 있자면 남들이 손가락질하고 우셋거리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감내하라는 뜻에서 옷을 벗긴 것일세.' 이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갔다. 요즈음 세상에도 통하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옷을 벗고 나체(裸體)가 되는 것이 얼마나 큰 대가로 보상되는 큰 일인가를 가늠케 해주고도 있다.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의 지배자인 코다이버가 주민들에게 과중한 혹세(酷稅)를 물리자 그 부인이 완강히 반대를 하였다. 이에 코다이버는 부인더러 전라(全裸)가 되어 말을 타고 거리를 한 바퀴 돌면 과세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용기가 대단했던 코다이버 부인은 나체가 되어 말을 타고 약속을 지켜 주민들을 악세로부터 구제했다. 지금도 그녀는 코벤트리의 수호신(守護神)으로 숭앙을 받고 있다. 나체의 대가는 이토록 막대한 것이다.
근간에도 영국 남서부의 커킹톤 시(市)에서 택지개발에 반대하여 한 부인이 나체로 말을 타고서 시위대를 지휘하고 있다. 나체는 이렇게 저항의 극한 수단이기도 했다.
한데, 역사상 그 값진 나체의 대가가 가장 폭락한 시기가 요즈음이 아닌가 싶다. 여성 전용 술집에 사나이가 나체춤을 추고 겨우 입에 풀칠하고 있는 지경이니 말이다. 그 값진 백만금의 축재 교훈과 바꾼 나뭇가지 끝의 나체 쇼며, 주민들을 악세에서 구제한 코다이버 부인의 그것과 비교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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