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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마음의 고통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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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따뜻한 햇살에 이끌려 아파트 앞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때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공원 안으로 들어왔다. 그 차의 운전자는 차에서 뛰쳐나와 근처 벤치에 앉아서 마구 욕설을 쏟아부었다.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어댔다.
그 사람의 곁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문득 얼굴을 들고 나를 바라보고 곧바로 욕하기 시작했다. “왜 쳐다보는 거야? 저리로 꺼져 버려” 그런 그의 욕설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는 아직도 벤치 가장자리에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전보다도 더 심한 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어서 말을 건넸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당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또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있어요” 그는 “뭐라고? 당신이 나를 알아? 어떻게 나의 마음을 이해한단 말이야? 바보같은 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사라져”라며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내 말을 들어봐요.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왜냐 하면 바로 지난주에 나도 당신과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내 자신을 저주하며 스스로를 바보라고 여기면서 그곳에 앉아 있었으니까요”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듣고 있던 그 사람은 갑자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고 어깨를 들먹이며 울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몹시 당황하였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그의 곁에 가까이 다가가서 앉았다. 너무나 서럽게 우는 그 사람이 측은해서 손으로 어깨를 토닥거려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그 큰 덩치로 나를 숨이 막히도록 힘껏 껴안더니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이것이 존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그 날 자기 부인의 부정을 목격하고 총으로 부인과 그 남자를 쏘아 죽이고 자기도 죽을 결심을 하고 그 공원에 왔던 것이었다. 존에게는 2명의 아이가 있었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가족이 전부였던 그에게 있어서 부인의 부정은 바로 인생의 목표가 없어져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나와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아내에 대한 존의 분노는 차츰 사그러들었고 그와 동시에 두 아이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 해 성탄절 카드에 존은 “이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나는 지금 두 아들과 행복하다”라고 썼다. 그리고 나와의 만남에 대해 “성탄절에 생각나는 가장 아름다운 일은 그 벤치에서의 당신와의 만남이었고 당신은 내 기억속에 떠오르는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이라고 적었다.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나눌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그들에게는 그 고통을 같이 나누고 그런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를 지지해주는 아주 중요한 힘을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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