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어미 앵무새의 자유

어느 조류학자가 조류 연구를 위하여 깊은 산 속을 현지답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앵무새 둥지를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거기서 그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앵무새 새끼 한 마리를 새장에 넣어 가지고 돌아와서 자기 집 마당 한구석에 서 있는 나무의 가지에 매달아놓고 기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아침마다 앵무새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눈을 뜨게 되겠구나.'흥겨워했습니다.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면서 그 새끼앵무새를 키우는데, 며칠이 지나서 어미앵무새가 날아왔습니다.어미앵무새는 그 때부터 이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제 새끼에게 부지런히 모이를 물어다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학자는 참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어미 새가 모이를 날라다 먹이니까 이제는 내가 애써 먹이를 줄 것도 없으니 그저 두고 보기만 하면 되겠구나, 앵무새 소리만 즐기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보니 새장 안의 새끼앵무새가 죽어 있습니다. 웬일인가 해서 그는 조류학자로서, 전문가적으로 깊이 연구하고 사인(死因)을 살펴보았더니 어미앵무새가 새끼에게 독이 있는 과일을 먹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미 새가 새장 속에 있는 새끼를 일부러 죽인 것입니다.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너는 그 속에 갇혀서 한평생 고생하느니 차라리 지금 죽는 것이 낫겠다' 어미 새는 이렇게 판단했는지 어쨌는지 아무튼 제 새끼를 독과일로 죽인 것입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사람들은 많이들 외치던데, 이 어미앵무새, 그런 외침은 없이 벌써 실천을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