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개와 여우

숲속에서 우연히 만난 파수꾼 개와 여우가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일상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개는 평소에 느끼는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난 기껏해야 식탁 밑에 떨어진 밥 찌꺼기밖에 못 먹어. 양만 많고 질은 형편없지. 넌 너 먹고 싶은 걸 너 좋을 때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 탐나는 산딸기나 머루가 있으면 그냥 팔만 뻗치면 되잖아. 아침 식사로 알이 먹고 싶으면 새 둥지에서 슬쩍 꺼내고 말이야.”

“그건 그래.”

여우가 말했다.

사실 난 다른 동물이 나랑 다르게 살 수 있다는 걸 지금까진 몰랐어. 근데 너 목에 빙 돌려서 맨 이상한 띠는 뭐니? 거긴 털까지 착 붙어 버렸어.”
“응, 이건 일종의 옷깃 같은 건데 우리 주인이 매 줬어. 내가 매일 밤 집에 꼭 붙어 있도록, 그래서 집을 잘 지키도록 하자는 거지.” 개가 대답했다.

“그럼 밤에 집에 얌전히 붙어 있을까 아니면 밖에 나가서 모험을 해 볼까를 스스로 결정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니? 야, 그럼 무지 행복하겠다.”

여우가 갑자기 소리쳤다.

“그런 성가시고 골치 아픈 결정들을 누군가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편하겠다. 나는 해마다 내 짝을 혼자서 고르는 데 한번도 제대로 고른 적이 없었어. 또 저 악당 같은 사자에게 쫓기기는 몇 번이고…. 얘, 그럼 나하고 서로 위치를 바꿔 보는 게 어떻겠니?”

사물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 개는 집으로 돌아와 만족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