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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카메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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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B. 데밀이라고 하는 영화 감독이 있다. 거장이다. '십계'며 '삼손과 들릴라'같은 대작 영화를 만든 분이다. 그가 언젠가 한번 들에 나가서 영화를 찍게 되었다. 한 15분밖에 안되는 짧은 장면을 찍기 위해서 그는 600여 명이나 되는 배우와 엑스트라를 동원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 부터 계속 연습을 하는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많은 사람을 일사불란 지휘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해가 넘어갈 때쯤 되어서야 그 한 장면을 마무리하게 되는게 썩 훌륭하게 연출했다. 카메라 열한개를 동원했었는데 그들을 보고 데밀 감독이 말했다. '잘됐군. 이번 일은 아주 잘됐을 거야.' 그런데 카메라맨들이 하는 말이, '감독님, 이제 우리도 준비 다 됐습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이게 진짜다'는 신호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촬영 연습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굉장한 장면을 연출하고 굉장한 것을 찍는 줄 알았는데 필름은 안돌아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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