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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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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7월의 저녁 무렵 페텔불그의 뒷골목에 자리 잡은 어두침침한 아파트 층계를 초라한 차림의 대학생이 올라가고 있었다.

4층에 살고 있는 돈놀이 하는 노파한테 은시계를 잡히고 돈을 꾸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노파의 신변을 탐색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존재 가치가 없는 노파의 재산을 자신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노파를 죽여야 한다고 여겼다.

이튿날 그는 외투 속에 도끼를 감추고 집을 나서게 된다.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노파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으며 때마침 집에 돌아온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터까지도 죽여 버리고 말았다.

범행 직후 그는 살인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기생충을 죽여 버린 정도로 여기려고 했으나 얼마 후 자기 역시 한 마리의 기생충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자각과 함께 악몽에 시달리는 듯한 열병을 앓으며 며칠을 지내게 되었다.

자백해 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자기가 죽인 노파를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고 싶기도 하는 등 착잡한 심정 가운데서 무서운 고독과 싸워야만 했다. 그는 이렇다 할 혐의를 받지는 않았다. 물적 증거도 없었다.

그러다 그는 마침내 독실한 신앙심의 소유자인 순진한 창부 소니아를 찾아 온갖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범행을 고백하게 된다.

소니아는 그 고백을 듣자 그의 몸을 두 손으로 부둥켜안고 큰 소리로 울면서 이 세상은 무척 넓지만 지금의 당신만큼 불행한 이도 없을거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세상 사람들에게 사죄하라고 타이른다.

'지금 곧 네 거리에 나가서 당신이 더럽힌 대지 위에 입을 맞추세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생명을 내리실겁니다.'

그는 어머니와 누이동생 그리고 소니아를 작별한 채 경찰서에 출두하여 범행을 자 백하고 시베리아 망망한 큰 강기슭에 자리 잡은 요새 감옥으로 옮겨지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작품 [죄와 벌]에서 인간이 죄를 저질렀을 때 어떤 고뇌에 부딪혀야 하며 그 죄에 대해서는 어떤 벌이 내려지는가 하는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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