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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화목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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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 가훈(顔氏家訓)'에 보면 어느 한 집에 화로가 두 개 있으면 그 집안이 화목하지 않음을 그로써 미루어 안다고 했다.
안팎이나 위아래 사람이 격의 없어 모여 오순도순 하는 화로는 가족 화목의 구심체(求心體)요, 이 구심체가 두 개, 세 개 있다면 한 집안에 구심핵(求心核)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이 되고 바로 화목이 분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한 집에 옷 다리는 다리미가 두 개 있으면 그 하나는 없애는 것이 도리였다. 그래서 시집갈 때는 혼수로서 다리미 가져가는 것은 금기(禁忌)로 돼 있었다.
다리미질을 할 때는 자칫 사이가 멀어지기 쉬운 시어머니 - 며느리, 시할머니 - 며느리, 시누이 - 새아기 그리고 처첩 - 동서들끼리 서로 맞잡고 다려야 한다. 이 다리미질은 둘이서 서로서로가 은연중에 힘과 호흡을 맞추어 협력. 조화함으로써만이 가능한 작업이기에 다리미질을 한다는 것은 가정 안에 도사린 예상 불화를 해소시키는 부가가치가 곁들이게 마련이다. 만약 한 집안에 다리미가 두 개 이상 있으면 이 정신작업을 수행할 기능이 분산될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조상들 가정의 이질(異質), 이화(異和) 요인을 동질, 동화 시키는 지혜가 대단했음을 이로써 알고도 남음이 있다.
요즈음 업계(業界)에서는 개전(個電) 제품이란 새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가전(家電)시대로 부터 개전시대에로의 생활혁명이 목하 진행중인 것이다.
알다시피 가전제품은 텔레비전, 냉장고, 전화, 세탁기, 오디오, 비디오, 전기밥솥, 청소기, 쿨러, 선풍기, 전기오븐, 믹서.... 등등 우리 생활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한데 한 집에 하나가 상식이요, 한 가족이 모두 쓰기에 대형(大型) 선호요, 메이커들도 그에 부응하여 대형 지향이었다. 앞서 한집안의 한 화로, 한다리미 식으로 한 텔레비전 앞에 가족이 모이고 한선풍기 앞에 강아지까지 모이듯이 하나의 가전제품이 구심이 되어 화목을 유지할 기회를 자주 공여해 왔다. 한데 지금은 가족 각자가 사유화(私有化)하려 들고 따라서 메이커들도 이에 부응, 소형화하고 각자 개인이 사유화한다 하여 이런 가전제품을 개전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텔레비전도 머릿맡에 놓을수 있는 소형 지향이요, 스테레오도 미니 조립식이며 청소기도 앉아서 비질하듯 수동식이되고 냉장고도 50미터 짜리가, 선풍기도 제 얼굴만 쐬게하는 소형 지향이다. 그렇지 않아도 구심력 없이 이산되어 가는 가족간의 사이를 단절시키고 이간시키는 가정 사막화와 콩가루집안을 가속시키는 개전시대의 도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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