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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리스도 안에서의 지체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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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이었다. 교회에서 돌아오니 어머니가 오른손에 깁스를 했다. 깜짝 놀라는 나에게 어머니는 교회 앞 다리목 둔덕에 걸려 미끄러지면서 손목뼈가 부러졌다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집안일의 분담이 획기적으로 변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오른손 역할에서부터 청소, 설거지, 세탁 등 모든 가사를 맡게 되었고 어머니는 히틀러식 경례를 하려다 멈춘 사람처럼 오른손을 꼿꼿이 세우고 신문과 텔레비전만 보시게 되었다. 이렇게 집안이 우습다 못해 안쓰러운 모습으로 50여일을 보내고, 며칠 전 어머니는 깁스를 풀고 손목뼈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부러진 부분은 아슬아슬하게 연결되어 아직은 위험한 상태였고 오랜 시간 깁스에 의지하던 손과 팔의 근육은 힘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 저녁 뜨거운 물수건으로 마사지 하면서 팔 운동을 하게 되었는데 스팀 타올을 손끝에서부터 어깨 그리고 오른쪽 등까지 덮고 주무르는 것이었다. 그것은 석고붕대로 고정시켰던 손목을 움직이면 이 부분과 연결된 근육은 다 땅기면서 오른쪽 등 근육까지 아파했다. 겉으로 보면 손목과 등은 서로 떨어져있고 전연 별개의 기능을 가졌는데도 실상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었다. 지체로서 같이 아프고 참으며 고통을 받았던 것이었다. 이기주의를 허용치 않는 인체의 구조와 은밀한 가운데 연관성을 맺고 있는 지체 그리고 그 지체의식. 나는 어머니의 가냘픈 등에 뜨거운 물수건을 덮으며 가슴이 뜨끔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지체의식은 어떠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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