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제자식 죽이기

첨부 1


혈연의 친근을 따지는 삼촌(三寸) 사촌(四寸) 하는 촌수호칭이 있다. 이촌(二寸)은 형제자매 동기 간이요, 일촌(一寸)은 부자 모자 간이기에 따질 필요가 없는 지친이라서 그런 말이 없다. 시어(詩語)에 반촌(半寸)이란 말이 나오는데 자식이 부모 대하는 것은 일촌지친(一寸之親)이지만 부모가 자식대하는 사랑은 그보다 더 가까워 반촌지친(半寸之親)이라 했을 만큼 세상에서 그 이상 가까운 사이가 없는 것이 부모와 자식 사이다.

그러하기에 신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고자 그의 귀여운 늦둥이 외아들을 타는 불위에 얹는 희생을 요구했고 이스라엘의 영웅 에프타가 개선하는 날 맨 먼저 달려와 안기는 자를 희생하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지배자가 될 것을 신탁(神託)받지 않던가. 맨 먼저 달려와 안기는 것은 외동딸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인간이 갖는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제 자식인 것이다.

아브라함과 에프타가 영웅이 됐듯이 신라의 손순(孫順)은 음식을 두고 노모와 싸우는 어린 아들을 생매장함으로써 효를 구하는 영웅이 됐다. 조선조에는 조상이나 가문의 명예를 위해 다 큰 자식 죽이기가 은밀히 자행됐었다.

문중에서 문제아로 판정나면 아버지는 종들을 시켜 기둥에 묶게 하고 도모지(塗貌紙)형을 집행시킨다. 조선종이에 물을 적셔 얼굴에 발라 겹치기를 거듭하면 서서히 숨이 막혀 질식사하게 된다. 죽어가는 자식 눈뜨고 볼 수 없어 고안된 발명특허가 아닐 수 없다.

시칠리아 섬의 외딴집에 쫓기는 독립게릴라가 숨어들었다. 뒤쫓아온 헌병이 집을 지키고 있던 소년에게 회중시계로 유인, 숨은 곳을 알아내어 체포해간다. 돌아온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이 아들을 앞세우고 강변에 나가 총으로 쏘아죽이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놈을 위해 기도해주라’고만 한다. 메리메의 소설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의를 구하는 자식 죽이기는 서양에도 새삼스런 일은 아니었다.

이라크에서 미군의 소탕작전을 도와 정보를 준 사나이가 미국에 조국을 팔아먹었다 하여 아버지가 겨눈 총에 맞아 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주민들의 압력에 아버지가 굴복했다기도 하나 후세인이 나쁜 것과 조국과는 별도라는 이라크 감정을 읽을 수 있게도 한다.

카드빚에 몰린 자식 죽이기가 성행하는 우리나라와 비교되어 자식 죽이기의 의로운 전통을 되뇌어 보았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