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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름다운 철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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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실버스타인의 동화에 「주기만 하는 나무」라는 게 있다. 어린이들에게 남을 위해 희생하는 심성을 길러주는 그림책으로 미국에 널리 퍼져 있음을 보았다. 어느 곳에 한 그루 사과나무가 서 있었다. 이 나무는 인근에 사는 소년을 사랑했다. 그 소년은 그 그늘에 와 낮잠을 자고 사과를 따 먹으며 그네를 매고 놀았다. 나무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소년이 자라 외지에 나간 바람에 나무는 소년을 그리워하며 와롭게 살았다.

한데 어느 날 소년이 청년이 되어 찾아와 돈이 필요하다 하자 사과를 모조리 따 돈을 마련케 해주고 나무는 행복해했다. 그후 결혼하게 됐는데 살 집이 있으면 좋겠다 하자 가지를 잘라 집을 짓게 하고서 나무는 행복해했다.

중년이 되어 멀리 바다 밖에 나가려는데 보트가 필요하다 하자 나무는 밑동을 잘라 보트를 만들게 하고 행복하게 생각했다. 노인이 되어 지팡이 짚고 귀향한 이 소년에게 나무는 베이고 남은 그루터기에 앉아 쉬라고 한다. 그러고서 나무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이 동화는 아이들의 이타적(利他的) 심성과 이기적(利己的)심성 비율을 가늠하는 설문자료로 곧잘 활용돼 왔는데 나라나 문화권에 따라 다르지만 스스로를 해쳐가며 주기만 하고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나무를 마땅치 않게 여기는 이기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급상승해왔다.

몸 던져 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의 한 다리를 잘린 철도원 김행균씨의 의로운 행동을 둔 그 자신의 언행이 「주기만 하는 나무」를 연상시켜 눈물겹게 한다. 그런 경우를 당하면 어느 누구라도 그러했을 것이라고 자신의 행위에 겸손한 것이며, 구조받은 어린이의 부모가 찾아오지 않은 데 대한 여론의 분노와는 달리 그 부모의 난처한 입장을 이해해주기를 바란 것도 그것이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더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자위한 것이며, 통증호소에 엄살이 가중되고 절단 환자는 발악하는 것이 상식인데 회진하는 의사만 나타나면 수술에 감사해한 것도 그것이다. 문병 온 동료에게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해 앞서 걱정하고, 어머니 걱정시킬까봐 사고소식을 숨겼다가 들통난 일이며 온통 「주기만 하는 나무」 정신으로 일관하고 있음이 만인의 마음 한구석을 촉촉하게 적신다.

집이나 학교에서 온통 받기만 하는 교육으로 일관되고 있는 현실지탄의 아름다운 철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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