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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친구들이 만들어 준 아주 특별한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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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배가 고프던 학창시절, 나는 그 시절 도시락에 관한 아주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감기몸살로 몸져누워 계신지 며칠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엄마 도시락이요!”늦잠 때문에 학교에 그만 늦어버린 나는 일어나자마자 바쁘게 도시락부터 챙겼습니다. 그런데 도시락은 텅 비어 있는 채, 달그락 달그락 안에 있는 수저 소리만이 요란했습니다. “미안하다 얘야” 아무리 편찮으신 어머니였지만 도시락을 챙기는 것을 거르지 않았던 어머니였기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할 수 없이 나는 빈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는 늦은 등교 길을 쏜살같이 달렸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고 추운겨울의 교실 한복판 난로에는 네모난 양은 도시락이 하나씩 얹어 졌습니다. 나는 빈 도시락이 들킬세라 가방 안에 꼭꼭 숨겼습니다. 배가 고프기 시작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참을 수 없는 배고픔에 수돗가에서 물을 들이 키기도 했지만 허기만 잠시 쉬어갈 뿐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고 친구들은 모두 난로위의 제 도시락을 챙겨 가기에 바빴습니다. 친구들에게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것을 들키기 싫어 몰래 교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수돗가에서 물을 마시고 나도 허기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밖은 잠시 서 있기도 불편할 정도로 추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는 추위 때문에 할 수 없이 교실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난로 주위엔 친구들이 동그랗게 둘러서서는 막 교실로 들어서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저와는 단짝인 짱구머리 영호였습니다. “잠깐 답답해서 바람 쐬러 나갔다가......”“같이 밥 먹어야지”영호가 말하자 난로를 빙~ 둘러 서 있던 친구들이 나를 난로 안쪽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때 난로위에 얹어져 있는 도시락을 보았습니다. 난로 위에는 아침에는 없었던 밥이 도시락위에 가득 얹어져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한 수저씩 내 도시락위에 얹어준 밥이었습니다. 키다리 태헌이의 팥밥, 짱구머리 영호의 보리밥, 땅콩 철호의 하얀 쌀밥... 한 수저 한 수저씩 얹어진 밥이었지만 나는 그 밥 한 수저씩의 주인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날 어느 때보다 따듯하고 맛있는 밥을 친구들과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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