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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우츄프라 카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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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츄프라 카치아'라는 말은 아무래도 낯섭니다. 어느 나라 말인지, 무슨 뜻인지, 발음하기도 짐작하기도 말입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는 아프리카의 깊은 밀림에 사는 결벽증이 무진장 강한 식물이라고 합니다. 누군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자기의 몸체를 건드리면 그 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고 합니다. 세상에 그런 식물이 다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지나치게 결벽증이 강해 누구의 접근도 원하지 않는 이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한 박사가 있었답니다. 그는 이 식물에 대해 몇 십 년을 연구했는데, 연구하는 동안 그만큼 많은 우츄프라 카치아를 시들어 죽게 만들었답니다. 거듭된 연구를 통해 박사는 우츄프라 카치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우츄프라 카치아의 성질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놀랍게도 우츄프라 카치아는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깊은 밀림에서 공기 중에 있는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식물과의 하나인 우츄프라 카치아, 한없이 결백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는, 그러나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 만져주면 다시 살아나는 우츄프라 카치아, 이 식물이 살아가는 삶의 비밀은 어쩌면 우리 인간의 삶의 비밀과 유사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때로, 아니 늘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면서도 우리는 아프리카 밀림 속 우츄프라 카치아처럼 다른 이의 관심과 애정을 부담스러워 하곤 합니다. 서투른 손길과 지나가는 듯한 말 한 마디에 영혼의 상처를 입곤 하는 것이 우리들 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모두의 삶은 마치 하나 하나의 우츄프라 카치아처럼 상처 입기 쉬운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속 모습이지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츄프라 카치아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가르침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손길 한 번에도 시들해져 죽는 우츄프라 카치아지만 누군가 같은 사람이 사랑과 애정으로 계속해서 만져주면 다시 살아난다는 점 말입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일지도 모릅니다. 서툴고 가벼운 손길에 의해 입은 영혼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서로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일 것입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는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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