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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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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울창한 숲 속에 작은 전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이 작은 전나무는 빨리 자라고 싶었고, 숲 속에 서 있는 것이 못 견디게 싫었다.
주위에 서 있는 큰 나무들이 나무꾼의 손에 베어져서 끌려갈 때마다 전나무는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숲 속의 새들에게 물어 보았다. 새들이 말하기를 그들은 큰배의 갑판으로도 되고 또 임금님이 계시는 궁전 속의 기둥이 된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이 전나무는 몹시도 부러워하곤 하였다.
'아, 나도 바다를 건너 볼 만큼 어서 커졌으면!'
그는 늘 자신의 따분한 신세를 한탄하면서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새로운 삶을 원했다. 드디어 세월이 흘러 전나무도 자랄 대로 다 자라 숲 속의 큰 나무들 속에 끼게 되었다. 숲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이 전나무를 보고 '참 아름다운 나무다!' 하고 감탄했다. 전나무는 무척이나 기뻤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이 전나무는 나무꾼들이 도끼로 찍어 넘어뜨렸다. 전나무는 몹시 아팠으나 새로운 세상으로 간다는 기쁨에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 사람들은 이 전나무를 소중히 끌고 임금님이 사는 궁전 뜰에 세워 놓았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달려와서 몸에다 온갖 장식을 달았고, 며칠 후 이 전나무는 주위에는 화려한 파티가 벌어지고 사람들은 '야, 정말 훌륭한 크리스마스 트리군!' 하고 감탄했다. 전나무는 비로소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따분했던 숲 속 생활보다 이렇게 찬사를 받는 영광의 삶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몰랐다.
들뜬 하룻밤이 지나자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또 몰려왔다. 전나무는 사람들이 더욱 멋진 장식을 해주려나보다 했으나 사람들이 달려들어 쑥 뽑아서 어디론가 끌고 가더니 어두운 광속에 던져 넣는 게 아닌가! 그는 부당하다고 발버둥쳤지만 긴긴 겨울을 어둡고 차가운 광속에서 보내야 했다. 여기에서 전나무는 비로소 맑은 공기와 햇빛, 찬란히 빛나던 숲 속의 어린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러면서도 봄이 오면 자신에게 신나는 일이 생길 것이란 기대를 품었다. 꽃샘바람이 부는 어느 봄날, 드디어 답답하던 문이 활짝 열리더니 사람들이 다시 와서 전나무를 끌어냈다.
'옳지, 이제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구나!'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보고 '정말 볼품 없이 말라 버렸군.' 하면서 도끼를 들어 토막토막 잘라 버렸다. 전나무는 도끼에 잘릴 때마다 숲 속의 어린 시절이 뼈아프게 그리워졌다. 그러나 그런 상념에 젖어 있을 사이도 없이 벌써 전나무의 몸은 장작이 되어 화로 속에서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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