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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들쥐마을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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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들이 모여 사는 들쥐마을에서 생긴 이야기이다. 모든 들쥐들이 부지런히 일을 하는 동안 유달리 다른 들쥐 한 마리는 일을 하기보다는 아픈 들쥐와 노쇠한 들쥐를 위해서 땀흘려 모은 다른 들쥐들을 찾아가 먹을 것을 구걸하는 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 들쥐의 일과였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온 들쥐 마을은 잠잠할 날이 없었다. '여보게 들쥐동지, 먹을 것 좀 주게나, 오늘은 아무개네 들쥐가 아파서 먹을 것이 없다네 자네 것을 좀 주게나...' 때로는 모든 들쥐가 잠든 밤에도 동냥하는 들쥐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고 소리지르는 들쥐 때문에 또 동네가 시끄럽다고 야단들이었다.
하루는 들쥐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남의 것만 빌려 가는 그 시끄러운 동냥꾼 들쥐를 들쥐 마을에서 추방해 버리자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윽고 동냥꾼 들쥐는 모든 들쥐 마을 들쥐들이 보는 앞에서 영원히 그 마을에 올 수 없도록 낙인을 찍어 추방해 버리고 말았다.
이제 들쥐 마을의 밤은 고요 속에 몇 해가 지났다. 그러는 사이에 더러는 병이 들었고, 더러는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는 늙은 들쥐가 불어났으나 그들을 돌봐줄 들쥐 한 마리가 없었다.
누워있던 들쥐들은 그리웠다. 옛날 자신을 괴롭히면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들쥐들을 도와준 추방된 들쥐가 그리웠다. 들쥐들은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다. 너무나 쓸쓸하고 외로워서 견딜 수 없었다. 누군가가 이 밤중에라도 나서서 온 동네를 깨워 자신의 힘이 되어줄 들쥐를 그리워하면서 하나씩 서서히 죽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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