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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동물의 희생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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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이나 극락조(極樂鳥), 그리고 사자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아름답다.
이런 수컷들은 아버지가 돼도 제 새끼 돌볼 생각은커녕 새 짝을 위해 추파를 던지는 데 여념이 없다. 반면에 도요새나 화식조(火食鳥)처럼 암컷이 수컷보다 아름다운 짐승들은 제 새끼를 낳기가 바쁘게 수컷에게 양육을 떠맡기고 몸치장에만 골몰한다. 암수에 미추(美醜)의 차이가 없는 짐승은 번갈아 새끼를 보호하거나 분업을 해서 양육을 한다. 인간세상과 이토록 닮을 수 있는가 놀랄 따름이다. 새끼 기르는 것이 모친의존이냐 부친의존이냐는 외모의 미추로도 구별되지만, 어류나 조류일수록 부친의존을 하고 포유류일수록 모친의존을 한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마우스 브리더'라 하여 어류 중에는 암컷이 알을 까면 수컷이 입에 담아 부화할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끝내 굶어죽기까지 하는 부정(父情)의 고기들이 많다 한다.
두루미나 황새, 기러기, 물오리, 펭귄 같은 조류는 알을 낳기 위한 둥지 만드는 공사에서 알의 보호, 부화까지 모두 아빠새의 담당이다. 엄마새는 알을 낳기만 하면 그만이다. 아빠 펭귄의 경우 바람기가 있는 엄마 펭귄이 외도하느라 먹이를 날라다주지 않으면 폭풍한설 속에 굶어죽으면서까지 알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새끼들에 대한 권위가 대단하여 수달피란 놈은 물고기 잡아놓고 아비 제사까지 지낸다지 않던가.
한데 사자, 호랑이, 원숭이, 개 같은 포유동물은 전적으로 모친의존이다. 미국의 소문난 평론가요 애견가(愛犬家)인 제임스 서버의 '서버의 개들'이란 글을 '뉴요커'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개의 가정생활에 대한 세밀한 관찰기록인데, 개가 새끼를 낳으면 아빠개는 산실의 보호는커녕 산실 근처에의 접근마저도 기피한다고 한다. 엄마개도 그 아빠개의 변심을 탓하거나 아빠를 미행하며 질투를 불태우는 법이 없다. 낮잠 잘 때 제 새끼들이 귀찮게 굴면 사정없이 뒷발질하여 나뒹굴게 해버린다.
이렇게 혈육적으로서의 친근감을 어느 한 군데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현대의 가정생활에서 부자(父子)의 접촉도가 격감해가는 추세에 경세(警世)를 하고 있다. 동물학자 로렌츠도 모든 동물은 포란(抛卵)시기부터 어미나 아비 어느 쪽이 보다 접촉빈도가 높으냐에 따라 그 친밀 농도도 비례한다고 했다.
일전 보도된 어린이 의식조사에서 어머니 생일을 알고 있는 어린이는 60퍼센트인데, 아버지 생일을 알고 있는 어린이는 그 절반인 3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든지, 전체의 60퍼센트가 할아버지 산소를 모른다니 수달피만도 못하지 않은가. 또한 40퍼센트가 본관(本貫)을 몰랐다 하니 1백 퍼센트의 위광을 떨쳤던 아버지나 부계(父系)의 권유가 30-60퍼센트까지 추락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서버의 개들'이 되겠는가, 펭귄의 아버지가 되겠는가. 현대의 아버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자성케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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