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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세계 문학전집 6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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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의 막내인 나는 제일 큰언니와 열네 살 차이가 난다. 큰언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 나는 고작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큰언니는 첫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동생들에게 ‘세계문학전집’ 60권을 사주었다.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 공부 잘하는 큰언니를 대학에 보내지 못한 것만도 집안 식구 모두에게 가슴 아픈 일인데, 그 전집세트는 언니의 한 달 월급을 다 털어도 모자라는 정말 큰 선물이었다. 우리 남매들은 그 책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며 읽었다. 나는 그 책들 중 가장 먼저 읽은 펄벅의 「대지」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 남매들은 지금도 만나면 그 문학전집과 가난했지만 끈끈한 정이 넘치던 그 시절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이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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