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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작은 여유가 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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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뒤에 야채와 과일을 잔뜩 싣고 앤 부인의 집 앞을 지나가던 그는 고개를 쭉 빼고 얕은 담을 힐끗거렸다. 작은 정원에는 잘 다듬어진 화초들이 물방울을 머금은 채 반짝거리고 있었다. 작지만 참 정겨운 집이라 생각하며 그가 막 골목을 돌아 나가려던 참이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말에 저희 파티에 오시지 않겠어요?”자전거를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고무호스를 들고 서 있는 앤 부인이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지 않아도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은 집이었는데 잘됐다 싶어 흔쾌히 승낙했다. 주말이 되자 그는 꽃 한 다발을 사 들고 파티에 참석했다. 그가 꽃다발을 내밀자 앤 부인의 얼굴이 더욱 환하게 빛났다. 앤 부인은 답례라도 하듯이 그에게 집안 구석구석에 놓인 작은 화병 하나에 대한 사연까지 정성스레 설명했다. 이런 앤 부인에게 왠지 마음이 끌린 그는 앞으로도 친한 이웃으로 지내고 싶었다. 앤 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장식장에 진열된 도자기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중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는 도자기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그 도자기를 한 번 만져 보려다가 그만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건 앤 부인이 동양인 친구에게 선물 받은 가장 아끼는 물건이었다. 앤 부인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안절부절못하는 그를 쳐다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그렇지 않아도 저 도자기만 쳐다보면 항상 보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잘됐지 뭐예요, 걱정거리 하나를 덜었으니.”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앤 부인의 따뜻한 한마디에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마음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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