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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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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명도 매우 일반적인 명령입니다. 우리는 이 계명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지녀야할 합당한 물질관의 원칙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 8 계명에서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사람을 도적질하는 것입니다. 출21:16은 “사람을 후린 자가 그 사람을 팔았든지 자기 수하에 두었든지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라”고 단언합니다. 사람을 훔친 자 곧 유괴범은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이로써 구약 성경이 인간의 생명과 짐승이나 재산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어린 아이들이나, 노예들을 훔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던 일들입니다. 이들은 노동력으로 팔려가거나, 구걸을 하도록 하곤 하였습니다. 특히 젊은 여자 아이들은 권력가들의 결혼 대상으로, 혹은 성적인 필요를 채우는 존재로 팔려가곤 했는데, 적어도 이런 고대 사회의 문화적 풍토를 뒤로한 채 성경은 모든 형태의 사람을 훔치는 행위를 사형으로 처리하도록 명하고 있습니다.
구약이 말하는 도적질에 대한 일반적인 법률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일차적으로 불의한 부자들에 의해서 저질러졌던 땅에 대한 도적질을 들 수 있습니다.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서 그들의 땅을 차지하곤 했는데, 이에 대해서 성경은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 홀로 거하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사5:8)”라고 말씀합니다. 이런 사회적인 불의는 구약시대 전반에 걸쳐서 아주 일반적으로 일어난 범죄입니다(렘22:13-17; 암8:4-6; 합2:9-12).
또 다른 형태의 도적질은 상인들에 의해 저질러졌습니다. 상인들은 무게가 다른 추를 사용하거나, 거짓된 측량 단위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고리업을 통해서 폭리를 취하곤 했습니다. 고리를 취함으로 적정한 이자보다 더 많게, 혹은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채 그들의 필요위에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것을 성경은 금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말씀이 모든 형태의 이자를 거절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것은 가난한 형제들에 대한 고리입니다. 성경은 가난한 자들에게는 이를 추구하지 않고 주라고 말씀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절도죄에 대한 배상법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도적질은 사회적인 범죄였기 때문에 고대사회에서 매우 중대한 벌로 간주되었습니다. 도적질의 경우 극형에 처하거나, 손을 자르는 등의 체형에 치중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합리적인 배상의 법을 마련함으로 한층 더 높은 법률적 시스템을 보여줍니다. 예를들면, 도둑이 어떤 짐승을 훔쳤을 경우, 그 짐승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짐승을 돌려주고, 갑절로 배상하도록 되어 있으며(출22:4), 만일 짐승을 팔았거나 죽였을 경우는 양은 4배로, 소는 5배로 배상을 하도록 하였습니다(출22:1). 소의 경우 더 많은 배상을 해야 하는 것은 소가 고대 사회의 노동력이었기 때문에 손해를 본 노동력에 대한 보상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다른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을 위탁받았는데, 도적을 맞은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물건을 맡은 사람에게 어떤 과실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배상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런 경우에 성경은 그들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배상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출22:3). 물론 이스라엘 사회에 있어서 종이 되는 것은 매 칠년 안식년마다 종의 해방에 대한 규례가 있기 때문에 일종의 또 다른 구제책을 가지고 이런 법률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이제 원리적인 문제를 지적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제 8계명에서 첫 번째로 묵상해야할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점입니다. 시편 24편은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식은 “주인의식”이 아니라, “청지기 의식”입니다. 8계명과 관련해서 범죄하는 경우들은 주로 재물이나, 어떤 가치에 대한 신뢰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8계명을 잘 지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식은 이 세상 만물의 주인됨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쓰시기를 원하는 방식대로 세상을 보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장 넓은 범주에서 8계명을 범하는 죄는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하나님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자기 하고 싶은 자리에 사용하는 것이 됩니다. 생명이 하나님의 것이기에 사람을 훔치는 것을 생명으로 다스리도록 하심과 같이, 이 땅위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내게 요구하시는 것은 물론이요,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주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생명이 하나님의 것이기에 어떤 사람을 종으로 팔수 없음과 같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우리 자신을 맘몬의 종으로 팔아넘기는 죄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 원리입니다. 물론 이 말이 아무도 재물의 소유권을 주장해선 안된다거나 혹은 아무도 이 세상에서 부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절대적인 주권이 하나님께 속해 있으며, 우리는 주인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는 청지기라는 것을 말할 뿐입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우리는 단순히 법률로 금지된 공공연한 도적질과 강도짓의 범주를 넘어서 합법을 가장한 도적질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세 가지 방향에서 8계명을 논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을 향해서 도적질을 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을 향해서 도적질을 하는 행위는 우리의 가진 모든 것으로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행위를 다 포함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재물을 주신 이유는 그것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잘 섬기도록 주신 것인데, 개인적인 유익과 목적만을 위해서 사용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향해 도적질을 하는 것입니다. 말라기서는 당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적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적질하겠나이까 하는도다(3:8)”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지적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려야할 십일조와 헌물입니다. 하나님 앞에 십의 일을 구분하여 드림으로 내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고백해야 하는데,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성전에 드리는 십일조의 경우는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구제 십일조(신14:28-29)에 대해서도 우리가 보다 구체적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할 것들을 나누어주지 않고 자기를 위해 사용하는 것도 또한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것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헌물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물을 말하는데, 하나님께 즐거운 마음으로 바치는 자원제를 드리면서도 기쁨으로 하나님께 드린다는 생각없이 의식의 일부로만 소화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나아가서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할 시간들을 아까워하며 드리지 않는 것도 모두 8계명의 범주에 속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예배를 뒤로하거나, 큐티와 기도시간을 빼먹는 행위들은 넓은 범주의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행위입니다. 재물을 얻기 위해서 주일 성수를 포기해서도, 공부하기 위해서 학원 시간에 맞춰서 주일 예배를 포기해서도 안됩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을 향해서 제 8계명을 어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재물과 시간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시험대입니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고백이요, 하나님의 것들 하나님께 합당한 방식으로 돌려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하나님께서 더 큰 것을 맡기심과 같이 우리가 우리의 재물과 시간을 지금부터 잘 사용하며, 하나님을 위해 투자하기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더 많은 것들로 우리에게 맡겨주실 것입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특별히 마태복음 6장은 두 주인의 이름을 하나님과 재물(맘몬)이라고 분명히 언급합니다. 우리의 소유의 문제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 우리의 시간과 물질을 통해 하나님을 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둘째, 자신을 향해서 도적질을 해선 안됩니다.
자신을 향한 도적질의 문제는 탐욕과 낭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탐욕은 더 많이 긁어 모으려는 시도들이고, 낭비는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그 이면에 자기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쓰려는 동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적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재물을 구해서는 안됩니다. 일확천금, 인생역전을 노리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닙니다. 일하지 않은 자는 먹을 자격도 없다고 말씀했습니다.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아주 거룩한 것입니다. 그래서 에덴동산에서조차도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일거리를 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하나님 앞에서 정당한 방식으로 일하고, 일한 만큼의 소득을 얻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학교 시험이나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커닝을 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일하지 않은 곳, 심지 않은 곳에서 수확하려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을 거스리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이델베르그에 110문은 탐욕과 함께 자신의 은사의 문제를 8계명에서 거론합니다. 자기의 은사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행위를 도적질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사를 발견하고, 그 은사를 따라 수고하고 충성하는 행위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드려야할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자기 욕심으로 하나님께 돌아가야할 합당한 영광을 가로채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해주신 일인데, 마치 나의 수고와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큰 도적질입니까! 느부갓네살 왕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강대한 나라를 이루었는데, 그리고 나서는 마음이 교만해져서 자기를 자랑하고 자기를 과시하고자 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를 징벌하신 사건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모든 일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는 동기를 가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큰 축복과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셋째, 이웃을 향해서 도적질을 하면 안됩니다.
세례 요한은 백성들에게 사람들을 향해서 강포하지 말고 받은 것을 족한 줄로 알라고 말씀했습니다.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했습니다. 상인들이 중량을 속여서 팔아서는 안됩니다. 잘 모른다고 사기를 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해서는 안됩니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은 110문에서 “그것이 겉으로는 합법적으로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이웃을 속이는 모든 행위 즉 저울과 자와 되를 속이는 일, 사기, 위조, 폭리, 또는 하나님이 금지한 기타 모든 수단들이 포함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8계명의 준수를 단순히 무엇무엇은 도적질이니 해선 안된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십계명의 모든 영역이 그러하듯이 8계명 역시 적극적인 순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방식으로 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엡4:28은 “도적질하는 자는 다시 도적질하지 말고 돌이켜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고 말씀합니다. 도적질을 하지 않는 것은 먼저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할 때 온전히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표시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일만 악을 가져다 주는 악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으로 어떻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이웃을 위하여 선하게 사용하느냐가 바로 8계명의 관심사인 것입니다. 신실하게 일하십시오. 열심히 노력하십시오. 재물을 얻어야 합니다. 지위도 얻어야 합니다. 권력도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동기와 목적이 무엇인지는 항상 자문하며 자신을 채찍질해야 합니다. 그것은 내 이웃의 유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이 내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남들을 대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것이어야 합니다(하이델베르그 111문).
야베스의 기도가 유명해졌는데, 그러나 우리는 실제 훨씬 더 훌륭한 기도의 모범을 아굴의 기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굴은 평생에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습니다. 그는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잠30:7-9)”라고 기도합니다. 부를 추구하는 세상에서 겸손히 “하나님 내가 너무 부하여서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고 세상의 것 추구하는 삶이 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더 큰 관심은 허탄한 것들을 추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며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는 삶을 살아갈 것을 기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강화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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