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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가방 속에 담긴 편지 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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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번째 결혼기념일 날, 나는 미리 점찍어 둔 가방을 아내에게 선물했다. “당신이 웬일이세요?”아내는 놀라는 표정으로 선물 포장을 뜯더니 무척 기뻐했다. 그러곤 저녁준비도 뒤로 미룬 채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는 거울을 쳐다보았다. “정말 예뻐요. 난 이런 가방을 가지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여보, 내일부터는 이 가방을 들고 다닐게요.”아내는 낡은 가방에 들어 있던 물건을 테이블 위에 꺼내 놓기 시작했다. 아내의 가방에는 참으로 많은 물건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끊임없이 나오는 물건들을 보고 감탄하는 사이, 가방 깊숙한 곳에서 한 묶음이나 되는 편지다발이 나왔다. 그 편지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바로 내가 아내에게 쓴 편지였다. 2년 전부터 아내와 나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써왔다. 그런데 아내는 그 동안 내게서 받은 편지들을 모두 가방에 놓고 다녔던 것이다. 아내는 그 편지들을 다시 새 가방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예전에 가지고 다니던 가방에는 모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젠 됐어요. 이 가방이라면 당분간은 충분해요.” “뭐 하러 무겁게 그 편지들은 매일가지고 다니는 거요?”내 물음에 아내는 생긋 웃었다. “당신의 편지들로 가득 차 가방이 무거워지면 내 행복도 그만큼 커진답니다. 자, 이제 저녁을 준비해야겠지요?”소매를 걷어붙이고 돌아서는 아내의 뒷모습이 행복으로 가득 차 보였다. 그와 함께 내 마음에도 사랑의 밀물이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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