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일곱 개의 금 단지를 가진 황실 이발사

첨부 1


황실 이발사가 유령 붙은 나무 아래로 지나가는데, 문득 소리가 들렸다. “일곱 황금 단지가 갖고 싶지. 그렇지?” 이발사는 사방으로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안 보이자, 욕심이 일어 간절히 이쳤다. “그럼요. 갖고 싶고말고요!” “그럼 얼른 집으로 달려가 봐. 가 보면 틀림없이 있을 테니까.” 단숨에 이발사는 집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단지 일곱 개가 있고 모두 금돈이 가득했다. 그런데 그 중 하나만은 반만 차 있었다. 이발사는 반만 찬 단지를 생각하면 마저 채우고 싶은 충동을 걷잡을 수 없이 느꼈다. 그걸 가득 채워 놓기 전에는 도무지 행복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발사는 자기 집 패물류를 모조리 금돈으로 바꾸어다 반만 찬 단지에 쏟아 넣었다. 그러나 반 단지뿐이기는 매양 한 가지였다. 이런 분통 터질 노릇이 있나1 이발사는 저축하고 절약하고, 자기 자신과 식구들의 허리띠는 졸라맸다. 그러나 힘껏 애써 헛일이었으니 아무리 금돈을 갖다 넣어봐야 단지는 그저 반 단지 그대로였다. 이제 이발사는 임금님께 봉급을 올려 주십사고 간청했다. 봉급이 배로 올랐다. 또 다시 단지 채우기 싸움이 이어졌다. 나중에는 동냥질을 나서기조차 했다. 그래도 금 단지는 금돈을 넣는 족족 삼켜 버릴 뿐, 고집불통 인양 반만 차 있기는 끝내 매일반이었다. 이발사는 여위고 궁상맞은 꼴이 이제 임금님 눈에도 띄었다.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느냐? 봉급이 적었을 적에는 그다지도 행복하고 흡족한 기색이더니, 봉급이 두 배가 된 이제는 도리어 맥이 빠져 축 늘어진 꼴이로구나. 혹시 일곱 금 단지를 가진 게 아니냐?” 이발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누구한테서 들으셨사옵니까. 폐하?” 임금님이 껄껄 웃었다. “요즘 네 행색이 영락없이 금 단지 받은 자의 증상 그대로가 아니야. 일찍이 나도 그걸 받은 적이 있었더니라. 그때 난 그 돈을 내가 써도 좋다거나 아니면 그냥 그대로만 저장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했는데, 그랬더니 유령은 그만 두말없이 사라져 버리더구나. 그 돈은 쓸 수 없는 돈이니라. 축적하고 싶은 충동만 따라다니며 부채질하는 것이야. 지금 당장 가서 그걸 유령에게 되돌려주도록 해라. 그러면 다시 행복해질 것이니라.”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