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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우리 아빠는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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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 온지 오래 되지 않았을 때 가족과 더불어 집에서 자동차로 두 어시간 떨어진, 워싱턴주 에버렛에 있는 보잉공장에 견학을 간 적이 있다. 보잉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드는 회사답게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워낙 큰 회사여서 방문객 안내소에서 미리 입장권을 사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버스에 나눠 타고 회사로 들어가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견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방문자 안내소에서 영상물을 통해 회사 소개와 그곳에서 만들고 있는 비행기, 우주선 등 여러 제품들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소개가 끝나면 남자 안내원이 보충 설명을 하고 이어 방문객들과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먼저 방문객들에게 어디서 왔는지 출신지에 따라 손을 들게 했다. 둘러보니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를 비롯한 외국에서 온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출신지 소개가 끝난 후 안내원은 보잉 747 점보기의 값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그는 기다리지 않고 옵션을 붙이지 않은 기본가격이 1억6000만 달러 정도,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대략 2000억원쯤 된다고 했다. 물론 여기에 이런저런 옵션을 붙이면 가격이 훨씬 더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안내원은 자기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물건을 만든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는지 방문객들을 둘러보면서 의기양양하게 “여러분 중에서 이 비행기 살 수 있는 분이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말할 나위도 없이 모두 기가 팍 죽어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가장 앞줄 왼쪽에 앉아 있던, 다섯 살 전후의 예쁘장한 금발의 여자 아이가 발딱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옆에 앉아 있는 자기 아버지를 가리키면서 “우리 아빠는 살 수 있어요” 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일이 있은 지 몇 해가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그때 그 아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지, 나도 그런 아빠가 있는 사람이 아닌가! 그 분은 점보제트기 정도가 아니라 광활한 온 우주를 만드신 창조주가 아닌가! 그래, 나도 그런 아버지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지”하고 다짐하곤 한다. 예수님은 아이들의 이런 순전한 믿음을 보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고 하신 것이 아닐까. 그래서 워즈워스도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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