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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세상에 출현하는 짐승들 (단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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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출현하는 짐승들 (단 7:1-8)

다니엘이 기록한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보았던 1-6장은 다니엘의 삶과 체험에 근거한 역사의 기록입니다. 그가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간 사건을 시작으로 해서 그 바벨론 제국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리고 바벨론의 멸망과 페르시아의 출현 등의 사건들이 최고 권력자들의 주변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조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7-14장까지의 두 번째 부분은 소위 말하는 묵시문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내용입니다. 즉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성격과 스타일이 무척 다릅니다. 그러나 첫 번째 부분과 두 번째 부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합니다.

지금까지 첫 번째 부분에서 다니엘이 반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누가 이 세상을 다스리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느부갓네살로 대표되는 세상의 주권자들과 하나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초래하는 원인이었지요? 거대한 세계제국을 건설한 권력자들은 자기들이 세상을 다스리고 그 주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으시고 분쇄하십니다. 느부갓네살의 꿈으로 말씀하신 것도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의 모든 나라를 정복하고 다스린다는 내용이었고, 느부갓네살의 금신상에 절하지 않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불속에서 구원하신 것이나, 성전의 금잔으로 술을 마신 벨사살을 심판하신 것이나, 하나님께 예배하고 충실하기를 선택한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건져내신 일들이 모두 세상을 다스리시는 이는 왕들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선포하는 사건들이었습니다. 그러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것을 선포하셨던 하나님은 이제 다니엘의 꿈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이 계시를 확증하시는 것입니다.

다니엘이 첫 번째 꿈을 꾸었을 때는 벨사살 원년입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바벨론의 세력이 하늘을 찌를 듯하던 때였고, 다니엘이 느부갓네살의 죽음과 함께 관직을 떠나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조용히 물러나서 칩거하는 시간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깊이 묵상하고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종종 원치 않게 칩거하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실직을 한다거나 병들어 눕는다거나 하는 경우지요. 참으로 고통스럽고 힘든 순간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순간들이 하나님과 밀접한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다니엘은 꿈속에서 하늘의 네 바람이 큰 바다로 몰려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바람들은 이 세상에서 서로 경쟁하고 다투는 거대한 세력들입니다. 이것들이 바다로 휘몰아쳐가니까 바다에서 큰 짐승 네 마리가 나왔는데 각각 그 모양이 달랐습니다. 이것들은 실제로 세상에 출현해서 세계를 지배한 나라들이지요.

이 다니엘의 꿈은 느부갓네살의 꿈과 그 구조와 내용이 동일합니다. 첫 번째 짐승은 사자인데 이것은 바벨론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느부갓네살이 꿈에서 본 신상의 금 머리에 해당되는군요. 사자는 초원의 왕자입니다. 그 위엄과 사나움을 당해낼 짐승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자가 독수리의 날개까지 가졌습니다. 동물의 왕에다가 새들의 왕이라는 독수리의 지배영역까지 확보했으니 이보다 강한 짐승이 어디 있겠어요? 무엇 때문에 하나님의 계시에서 바벨론이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매우 탁월한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바벨론의 문화와 유적을 담고 있는 티그리스 강가의 도시 바그다드가 지금 미군의 무차별한 폭격으로 쑥밭이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군요.

그런데 사자의 용맹함과 독수리의 날쌤을 겸비한 바벨론도 몰락하게 됩니다. 그 날개가 뽑혔고 또 땅에 들려서 사람처럼 두 발로 서게 되고 사람의 마음을 받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사람처럼 서고 사람의 마음을 받았다는 것의 정확한 의미를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강하고 용맹스러운 사자의 마음을 상실하고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느부갓네살 이후 벨사살에 와서 바벨론은 천하를 호령하기보다는 페르시아와 메디아의 연합군에 포위된 채 성을 지키는 데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짐승은 곰입니다. 분명히 사자보다는 못한 짐승이지요. 느부갓네살의 꿈에서 본 신상의 은으로 된 가슴과 팔에 해당되는 페르시아 제국입니다. 그러나 사자가 약해진 틈을 타서 이 곰이 천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페르시아는 많은 나라들을 정복하였는데, 여기서는 일어나서 많은 고기를 먹으라는 말로 그 정복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온 짐승은 표범인데, 등에 날개가 넷이나 있습니다. 느부갓네살의 금신상에서 놋으로 된 배와 넓적다리는 알렉산더 대왕의 헬라 제국을 의미했습니다. 바벨론도 날개가 둘뿐이었는데, 이 헬라 제국에는 날개가 넷이나 있었으니 그 빠르기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알렉산더 대왕은 불과 6년 만에 온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와 시리아, 이집트, 인도 등을 모두 정복했습니다. 그러나 33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바람에 그 광대한 제국은 부하들에 의해 4등분되었습니다. 그 짐승에게 머리 넷이 있었다는 것은 그렇게 넷으로 나누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니엘이 꿈에서 보았던 것 중에서 가장 이상하고 두려운 것은 바로 네 번째 짐승이었습니다. 이것은 실재하는 짐승의 모양이 아니라 매우 무섭게 생긴 괴물이었습니다. 이 짐승의 힘과 파괴력은 전에 나왔던 짐승들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철로 된 이빨이 있어서 무엇이든지 먹고 부숴뜨리고 발로 밟아 파괴했습니다. 이것은 느부갓네살의 신상에서 철과 진흙으로 이루어진 종아리와 발에 해당하는 로마제국입니다.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나라가 바로 로마 제국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이 꿈을 꾸게 하신 것은, 그리고 다니엘이 이 꿈을 기록하여 그 내용을 전한 이유는 포로로 끌려와 거기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앞으로 될 일을 올바로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선지자들의 예언을 통해서 머잖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포로생활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평화롭고 안전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강대국을 건설하고 주변의 민족들을 복속시켰던 다윗왕국의 재현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소위 메시야 왕국의 실현이지요.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오히려 그와 정반대의 상황이었습니다. 차례로 일어나는 강력한 세계제국들의 출현에 유대인이라는 약소민족의 설 자리는 없는 것입니다. 강대국들의 다툼 속에서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유대인들이 당하게 되는 고난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기 나오는 네 번째의 짐승을 로마 제국이라고 보기보다는 알렉산더의 헬라 제국을 계승한 네 나라 가운데 시리아의 셀류키드 왕조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수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시리아 왕국의 일부였는데, 이 셀류키드 왕조는 유난히도 유대인들에게 잔인하게 굴었습니다. 그 네 번째 짐승의 열 뿔은 시리아 왕국의 열 명의 왕을 의미하고, 새로 나온 작은 뿔은 마지막 왕인 안티오커스 에피파네스를 상징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안티오커스의 유대인 박해는 극에 달해서, 예루살렘 성전 안에 돼지피를 뿌릴 정도로 유대인을 미워하고 그 종교를 뿌리 뽑으려고 온갖 박해를 다했습니다. 극심한 박해에 견디다 못해 유대인들은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일으켜 마침내 마카비 왕국을 세우기에 이릅니다.

다니엘이 꿈에서 본 하나님의 계시는 이 세상의 강력한 나라들이 나타나 마치 자기들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처럼 행세하고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도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나라들이 힘이 커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잔인해지고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정면으로 거스르게 됩니다. 근대 이후에만 해도 유럽의 힘있는 나라들은 아프리카에 쳐들어가 수백만의 흑인들을 사냥해서 노예로 팔았습니다. 인류가 저지른 죄악 가운데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노예사냥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힘없는 나라들을 식민지로 만들어 착취하고 억압했습니다. 인간에게 큰 힘이 생겼을 때 그것을 써먹지 못하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는가 봐요. 독일이 힘을 모으더니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또 죄 없는 유태인들은 왜 그렇게 학살해야 했는지 모르겠어요.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는 소련이 닥치는 대로 약한 나라들을 침공하고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채 비인도적인 일을 자행하더니, 이제는 미국이 그 뒤를 충실하게 이어 달리고 있습니다. 역사상 자행된 인류의 모든 대규모의 죄악들은 이처럼 인간이 큰 힘을 갖게 되었을 때 발생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으로서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전쟁에서 미국은 자기들이 오히려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해서 이라크를 초토화시키고 있습니다. 유엔이 사용금지하고 있는 집속탄까지 사용했는데,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하늘에서 폭탄이 비처럼 쏟아졌다고 합니다. 미국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큰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미국을 어떤 짐승에 비유하고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전쟁의 와중에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을 당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군수업체는 지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군은 2천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7백발 이상을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보충을 하게 되겠지요? 신형 토마호크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약 1백35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6억3천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들 미사일이 항공모함에서 발사되어 바그다드 등 이라크 주요도시를 화염에 휩싸이게 하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갈 때마다 지구 저편의 군수업자들은 더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얼마나 악마적인 현상입니까?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선언에 얼마나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습입니까?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거론하고 마치 정의롭고 거룩한 전쟁을 수행하는 듯이 행세하는 사람들과 그에 동조하는 무리들은 도대체 얼마나 양심이 무감각한 사람들일까요?

하나님의 통치가 도전을 받는 곳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당합니다. 다니엘의 꿈을 통해서 전달되고 있는 하나님의 계시는 암울합니다. 그러나 다니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두려워 보이는 강대국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잔인하게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하는 악한 세력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다스리심 앞에 거꾸러지고 하나님의 영원하신 통치가 임할 것입니다.

이 다니엘의 꿈은 이러한 두렵고 강한 세력들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이 짐승들은 역사를 흘러오면서 끊임없이 출현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서 소규모적으로 늘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짐승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아무리 우리 주변에서 그런 불의한 세력이 성행한다 할지라도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또한 하나님이 우리 삶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비록 우리의 삶이 곤고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해도 하나님이 우리의 주인이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결국 하나님은 그렇게 굴절된 역사와 왜곡된 현실을 되돌리고 바로잡으실 것입니다. 이 확신을 가지고 믿음을 지키며 승리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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