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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진짜 왕이 나타나실 때 (단 0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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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이 꿈에서 처음 보았던 것은 가공할 만한 짐승들이었습니다. 그 바다에서 나온 사납고 커다란 짐승들은 이 세상을 다스리고 지배할 세력들입니다. 무서운 짐승이 하나 나오는가 했더니 그 다음에는 더 사납고 난폭한 짐승이 나옵니다. 저 변방의 작은 민족으로서 전쟁 포로가 되어 잡혀온 유대민족에게 이것은 매우 좋지 못한 소식입니다. 그 강대국들의 등쌀에 더 많은 고통을 당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자존심과 긍지를 가진 민족인데, 현실은 그 자존심을 전혀 고려해 주지 않는군요.

만일 다니엘의 꿈이 단지 그 짐승들의 출현만으로 끝났다면 절망하고 슬픔 속에 침잠하는 것만이 유일한 반응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이 본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본격적인 꿈은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기분나쁘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지나고 이제 전혀 다른 장면이 나타나 다니엘을 압도했던 것입니다.

다니엘이 본 것은 왕좌였습니다. 지금까지 다니엘이 서술한 역사의 내용이나 앞서 꿈에서 보았던 짐승들은 과연 세상의 왕이 누구냐 하는 문제를 다룬 것이었지요? 인간의 역사를 지배하고 관할하는 자가 누구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왕의 보좌는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사납게 날뛰던 짐승들이 진짜 왕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왕좌에 앉으신 분, 그러니까 진짜 왕이 계시는데, 그분은 누구인가 하면 옛적부터 항상 계신 분이었습니다. 세상의 왕국에서처럼 새로운 권력자들이 새로 등장하고 패권을 차지하는 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옛적부터 계신 분이 변함없이 언제나 왕이셨습니다. 영원토록 변치 않으시고, 그 권세를 빼앗기거나 힘이 없어지는 일도 없이, 그저 변함없이 항상 왕이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입으신 옷은 마치 눈처럼 하얀 것이었고, 머리털은 깨끗한 양의 털과 같았습니다. 사납고 무서운 짐승, 괴상하고 흉측한 괴물의 모습이었던 세상의 지배자들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까? 그런데 이 왕의 권세와 능력이 어떠한가 하면, 그 보좌가 불꽃입니다. 그리고 보좌에 바퀴가 달렸는데 그것 역시 타오르는 불입니다. 또 보좌로부터 불이 강처럼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 왕을 수종드는 사람들이 천천이요, 또 호위병들이 만만입니다. 천천과 만만은 셀 수 없이 많은 수라는 의미겠지요.

땅에서는 사나운 짐승들과 괴물들이 서로 왕이라고 다투며 세상을 지배하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온 세상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었는데, 그 무섭고 사나운 짐승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놀라운 권세와 능력을 가지신 진짜 왕이 나타나신 것입니다. 다윗은 시편 2편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1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2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3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4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

하늘에 계신 자가 보시기에 세상의 권력자들이 패권을 차지하겠다고 설치는 꼴은 가소로울 뿐입니다. 비록 처음에 다니엘이 보았을 때는 두렵고 놀라운 세상의 지배세력들이었지만, 만왕의 왕이신 분, 옛적부터 계신 분이 나타나셨을 때, 그 세상의 왕들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독수리의 날개를 가진 사자, 닥치는 대로 다른 짐승을 잡아먹는 곰, 날개가 넷이나 달린 표범, 그리고 철로 된 이빨로 무엇이나 먹고 부서뜨리는 괴물, 이 모든 것들이 불꽃으로 된 보좌에 앉으신 왕 앞에서 맥을 못 추고 무너지는 것입니다. 더욱이 가장 무서웠던 네 번째 짐승, 아주 악독한 왕조를 상징하는 작은 뿔을 나오게 했던 그 괴물은 죽임을 당하고 그 시체가 불에 던져졌습니다. 다른 짐승들도 목숨은 보존되었지만, 모든 권세를 빼앗겼습니다.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 네 마리의 사나운 짐승들이 진짜 왕이 나타나심에 따라 순식간에 진압되고 만 것입니다.

이 왕의 특징 하나는 심판하시는 왕이라는 것입니다. 심판을 한다는 것은 최종적인 권위를 가졌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의 권세, 이 세상에서 행세했던 왕들을 심판하시는 궁극적인 왕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네 마리의 짐승, 즉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반항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했던 권세들이 심판을 받아 완전히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이 꿈으로 하나님이 다니엘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이 무엇이겠습니까? 다니엘의 이 꿈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인가요? 70년 동안이나 전쟁포로의 서러운 삶을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 도대체 하나님이 힘을 잃었는지 죽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버림을 받고 비참한 지경에 처한 하나님의 백성, 이 꿈은 바로 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였습니다. 뭐? 하나님이 힘을 잃었다고? 하나님이 죽었다고? 하나님이 바벨론의 신에게 패배했다고? 누가 그런 소리를 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봐! 그 하나님이 나타나시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라구! 누가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이야? 누가 권세와 힘 좀 가지고 있다고 뻐기며 분에 넘치게 하나님께 대항하는 거야? 정말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이 어떤 것인지 맛 좀 보고 싶어? 마치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종종 하나님이 안 계시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처럼 삶이 고통스럽고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이 세상은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돌아갑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불이익과 고통이 주어집니다. 절망과 고통 중에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어도 하나님은 응답하시지 않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종종 겪는 일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 갓난아기 같으면 조금만 울어도 얼른 쫓아가서 뭘 원하는지 살펴보고 요구를 들어줍니다. 그래서 아기는 자기가 조금만 불편하고 원하는 게 있으면 즉시 엄마가 달려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사소한 문제라도 엄마에게 가지고 갑니다. 우리 아이린은 쉬하러 갈 때 그냥 가면 될 것을 꼭 말을 하고 가요.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혼자 고민하고 웬만한 고통이나 슬픔을 혼자서 극복하려고 하게 됩니다. 그런 것을 보고 부모가 사사건건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그걸 전혀 상관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모른 체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부모가 더 걱정하고 애를 씁니다. 우리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께 부르짖고 도우심을 구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우리를 슬픔과 고통에서 건져주실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요. 아무리 기도하고 부르짖어도 망해가는 사업이 다시 일어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아무리 눈물로 호소해도 떠나버린 사람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왜 하나님은 우리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시고 모르는 체하시는지 원망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다가 그 압제를 벗어버리고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을 향해 애굽을 탈출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동의 출애굽이 성취되기까지 이스라엘은 무려 400년 동안이나 애굽에서 종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400년이라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닙니다. 그 400년 동안 이스라엘 민족은 노예생활의 고통 속에서 얼마나 하나님께 부르짖었을까요? 얼마나 간절히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렸을까요? 그러나 그 400년 동안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정말이지 이스라엘 민족이 400년 동안 지치지도 않고 여호와의 구원을 기다렸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종종 자기 백성들의 부르짖음에 곧바로 응답하지 않으실 때가 있습니다. 이 다니엘의 꿈 역시 사실은 하나님이 당장 유대인들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아직도 사나운 짐승이 세 마리나 더 남아 있습니다. 어쨌든 그것은 오랜 세월이 될 것이고, 그 동안 하나님의 백성이 당할 핍박과 고통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 꿈으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왕이시고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입니다. 애굽에서 지내는 400년 동안 그토록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응답하지 않으셨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떠나 계셨습니까? 그동안 이스라엘을 잊고 계셨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4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하나님은 한시도 이스라엘을 떠나거나 잊지 않으시고 그들의 고통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왜 그렇게 오랜 세월을 기다리게 하셨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그거야 하나님 나름대로 계획이나 뜻이 있으셨겠지요. 그리고 마침내 때가 되자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셨습니다.

하나님은 네 마리 짐승이 세상을 다스리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하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시고 바라만 보실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이 세상의 권력자들을 제어할 힘이 없으시거나 혹은 자기 백성들에 대한 관심이 없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 짐승들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영광과 권세와 능력을 가지신 진짜 왕이십니다. 그리고 침묵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바라보시며 지키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니엘에게 바로 그 사실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13절과 14절 말씀은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구절입니다. 구약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지위가 언급된 곳이 많지 않은데, 이 구절은 마치 우리가 사도신경을 읽는 것처럼 명확하게 제2위격 하나님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모든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위임받는 다른 어떤 신적 존재란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성자 하나님 외에는 그만한 지위를 가진 존재가 없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다니엘은 꿈에서 그분을 본 것입니다. 특히 여기서 다니엘은 그분을 인자 같은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자라는 말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인데, 하나님의 모든 권세와 능력을 위임받은 신적 존재가 마치 사람의 아들처럼 보이는 분이었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하기도 하고 또 큰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왜 그랬을까요? 진짜 사람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인자라는 말을 쓰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여기 다니엘의 꿈에 나오는 이 신적 존재와 자신을 동일시하셨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는 이 꿈을 통해서 장차 사람의 아들로 오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테마를 계시하신 것입니다.

영원한 왕이신 하나님이 그의 통치권을 이 인자 같은 분에게 위임하셨다는 것은 바로 이 인자 같은 분이 세상을 다스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가 이 분에게 주어졌습니다. 느부갓네살의 꿈에서 거대한 신상을 쳐서 무너뜨린 돌이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했다고 했던 것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다스리심이라는 새로운 통치 질서가 확립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을 다스리시고 또한 우리의 주인이심을 주장하시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의 대속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말하기를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 앞에 꿇게 하셨다”(빌 2:9-10)고 했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분을 우리의 왕으로 모시고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모르는 체하신다구요? 오늘 우리를 괴롭히고 핍박하는 모든 악한 세력과 어두움의 그림자들은 진짜 왕이신 그분이 나타나실 때 모두 맥을 못 추고 쓰러질 것입니다. 우리가 그러한 영광스러운 승리의 날을 바라보고 소망할 때, 지금 당하는 고난과 고통은 결코 우리를 넘어뜨릴 수가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말하기를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라고 했습니다.

전쟁포로로 끌려와 슬픈 인생을 살고 있던 유대민족, 앞으로도 첩첩산중과 같은 암담한 시대를 앞두고 있던 그들에게 이 놀라운 꿈으로 다가오셨던 하나님의 위로가 오늘 여러분의 삶에도 임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불의와 어둠의 세력, 그리고 불안과 슬픔, 고통, 우리를 얽매고 괴롭히는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나타나심 앞에 산산조각으로 깨뜨려지는 그 승리의 날을 소망하며 힘을 얻고 오늘도 승리하는 여러분의 삶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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