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구층탑도 한 삼태기 흙에서 시작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다. 징조가 나타나기 전 일은 처리하기 쉽다. 연약한 것은 부수기 쉽다. 미미한 것은 흩어지기 쉽다. 일은 나기 전에 처리하고 질서는 어지럽기 전에 수습할 것이다. 아름드리나무는 털끝만한 싹에서 나온다. 9층 다락도 한 삼태기 흙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자연의 도리를 거스르려 하는 자는 실패하고 붙잡는 자는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려 하지 않으므로 실해하는 일이 없고 붙잡지 않으므로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일을 할 때 항상 거의 성공할 무렵에 패한다. 일이 끝날 무렵에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이 삼가면 실패하는 일이 없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욕망이 없으므로 구하기 어려운 재화를 탐내지 않는다. 학문이 아닌 학문을 공부하여 뭇사람이 소홀히 하는 도로 되돌아온다. 그리하여 만물의 자연성을 도울 뿐이오, 감히 인위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