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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갈매기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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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이 되면 플로리다 해안 동쪽 기슭의 바닷가에는 어김없이 갈매기 떼가 하늘을 까맣게 뒤덮는다.
바닷가 주변의 마을 사람들은 갈매기가 모여드는 것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한 노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노인은 매일 해질 무렵이 되면 양동이 가득 생선을 담아와 갈매기들에게 나누어주곤 했다.
갈매기들은 가끔 노인의 모자 위에 앉았고 양동이가 다 비워져 노인이 자리를 뜰 때에도 노인의 머리 위를 빙빙 돌며 노인의 걸음을 좇아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세상을 떠났다.
노인이 바닷가에 나타나지 않은 날, 갈매기들은 여느 날 과 똑같이 바닷가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갈매기들은 노을이 지는 그 시각에 날아와 하늘을 몇 바퀴 빙빙 돌고는 다시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사람들은 갈매기들이 노인을 잊지 않고 그의 죽음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1942년 10월, 맥아더 장군의 중요한 연락책이었던 리켄배커 대위는 임무 수행 중 바다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리켄배커 대위는 7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거친 파도와 싸우며 바다를 헤매었다.
매일 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엄습해왔으나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배고픔이었다.

어느 날 배고픔에 지쳐 쓰려져 있을 때였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갈매기 한 마리가 대외의 모자 위에 내려앉았다.
대위는 거의, 반사적으로 갈매기를 붙잡았다.

갈매기는 부하들의 배고픔을 가시게 해주었고 남은 것으로는 물고기를 잡는 미끼로 사용하였다.
대위와 병사들은 그제서야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조금씩 품게 되었다.

망망대해의 한복판에서 한 마리의 갈매기를 그렇게 희망을 가져다 준 것이다.
리켄배커 대위 일행이 동료들에게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 후 리켄배커 대위의 마음속에는 한 마리의 갈매기가 늘 살아 있었다.

플로리다의 조용한 바닷가를 물고기가 가득 든 양동이를 들고서 거니는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은 리켄배커 대위, 바로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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