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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리석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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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곳에 소장수가 있었는데, 시내 장날에 소를 사러 갔다.

송아지를 사다가 조금만 키우면 큰 소가 되기 때문에 송아지를 사되 한 마리 두 마리가 아니라 쉰 마리를 사러 가는 것이다. 소장수는 좁은 다리 위에 이르렀을 때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났다.

'자네, 어디 갔다 오는가?'
'시장에 갔다오는 길일세. 그런데 자네는 어디에 가는가?'
'물론 나도 시장에 가는 길이지. 송아지를 사러 가네. 그래 소전에 송아지가 좀 나왔던가?'

'나왔지. 몇 마리나 살려고?'
'쉰 마릴세.'
'뭐야?'

그 사람은 입을 딱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못하고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그 많은 송아지를 사 가지고 어디로 갈려고 그러나?'
'그야 왔던 길로 가지.'
'그럼 이 다리 위를 송아지 쉰 마리나 몰고 가겠다는 건가? 그건 안될 말이네. 이 좁은 길을 어떻게 송아지 쉰 마리나 끌고 갈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나는 끌고 갈 수 있네.'
'못 건너가네.'

이렇게 두 사람은 다리 위에서 시비가 계속하였다. 점점 소리도 높아지고 나중에는 욕이 나오고, 주먹이 오고가는 중에 해가 기울고 어둠이 몰려왔다. 마침 이때 한 사람이 밀가루 부대를 짊어지고 이리로 오고 있었다.

'여보시오, 아까부터 뭘 이렇게 다투고 있소?'

'중요한 문제로 다투는 거요. 내가 송아지 쉰 마리를 사러 가는데 이 사람이 송아지를 다 몰고 이 다리를 건너가지 못한다기에 건너갈 수 있다고 나는 우기고 이 사람은 안 된다고 하고 그렇게 하여 다투고 있는 중이오.'

밀가루를 지고 온 사람이 어이없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그래 언제부터 이렇게 다투는 거요?'
'아침부터지.'
'지금은 밤입니다. 장은 다 파장되었소. 그만하시고 집으로 돌아가시요.'

그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한번 보면서 피식 웃었다.

'오늘 공연히 시간만 다 보낸 것 아닌가?'

이때 밀가루를 지고 왔던 사람은 지게 앞에 가서 밀가루를 강에다 버리고 빈 자루를 훌훌 털어서 두 사람 코앞에 내밀면서 말하였다.

'당신들 머리 속은 이 부대처럼 텅텅 비어 있소! 바보들 같으니....'
사실은 자기도 바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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