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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목회자의 마음 (엡 0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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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옥에서 들은 좋은 소식

이 에베소 교회는 바울이 세 번째 전도여행을 하던 중에 세운 교회였지요? 바울은 그곳에 3년이나 머물면서 열심히 말씀을 가르쳐서 우상으로 가득찬 그 도시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든든히 세웠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바울을 반대하는 데모를 벌이기도 했으니까요. 결국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을 그 우상의 도시 복판에 두고 떠나는 바울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웠겠어요?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는 그가 에베소를 떠나면서 한 고별연설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시아에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내가 항상 너희 가운데서 어떻게 행한 것을 너희도 아는 바니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유대인의 간계를 인하여 당한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나 꺼림이 없이 너희에게 전하여 가르치고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거한 것이라' (행 20:18-21).

그렇게 수고해서 길러 놓은 에베소교회를 우상의 도시 한복판에 버려두고 떠난다는 것이 바울로서는 보통 걱정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떠난 후에 흉악한 이리가 너희에게 들어와서 그 양떼를 아끼지 아니하며 또한 너희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좇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 줄을 내가 아노니 그러므로 너희가 일깨어 내가 삼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 (행 20:29-31).

그러나 바울은 떠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렀고, 여기저기 다니며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던 바울은 지금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걱정스럽게 떠나왔던 에베소교회가 너무나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늙고 병든 몸으로 감옥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사도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겠어요? 그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 있었겠어요?

2. 목회자의 마음

그래서 16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를 인하여 감사하기를 마지아니하고...' 에베소 교인들을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목회자의 마음입니다. 목회자가 성도들이 믿음 안에서 올바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한없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아마 그것이 목회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목회자가 지상에서 받을 수 있는 상급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믿음이 연약해지고 시험에 빠진 성도들을 보면 어떻겠어요?

사실 저는 목회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저의 기도제목은 '목회자의 마음을 주옵소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그런 목회자의 마음을 주실 것 같아요. 제가 비록 목사로 몇 년 지내왔지만, 정작 목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믿음이 참 좋더라 하는 말을 들어도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지요. 또 누가 참 시험에 빠져 힘들어한다는 말을 들어도 '안됐구나'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목회하시는 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애간장이 다 녹는다고 하더군요.

윤목사님 말씀을 들으니까 더니든에서 목회하실 때 주일예배에 유학생 하나의 얼굴만 보이지 않아도 가슴이 철렁한다고 하시더군요. 혹시 이 녀석이 어디 놀러가느라고 교회 안나온 것은 아닐까? 혹시 무슨 사고라도 생긴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예배가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를 해 보면, '목사님, 죄송해요. 어젯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그만 늦잠을 잤어요.' 그러면 '몸 생각도 해 가면서 공부를 해야지. 그리고 예배에 빠지면 되나? 앞으로는 그러지 마.' 이렇게 전화를 끊으면서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는 거지요.

3. 목회자의 기도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믿음이 성장해서 주님 앞에 온전하게 되도록 하기 위해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기도하는 일이지요. 그래서 바울 사도는 말합니다. '내가 기도할 때에 너희를 말하노라.'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편지를 계속해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편지를 받으신 분들이 물론 기도를 많이 하고 계시겠지만, 그런 말을 안 해주세요. 하긴 한국 사람들이 편지를 안 쓰기로 유명하니까요. 그런데 가끔 외국 사람들의 편지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분들은 꼭 'You are in our prayers.' 이렇게 써서 보냅니다. 그 말을 들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또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사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기도가 잘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는 기도는 형식적이기 쉽고 우리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도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도해 달라는 말은 많이 들으면서도 정작 그만큼 기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지금 지진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타이완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해 봅시다. 물론 온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타이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연합예배 때 타이완 출신의 중국인교회 목사님이 타이완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 보셨지요? 타이완과 아무 상관이 없는 우리가 하는 기도와 그 목사님의 조국을 위한 기도가 같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에베소교회를 위한 바울의 기도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였습니다. 그냥 막연히 형식적으로 하는 그런 기도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목사가 교인들을 위해, 교인들이 목사를 위해, 그리고 교인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막연히 '주님,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박집사님네를 위해 기도합니다.' 이런 식으로 기도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깊은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이처럼 공허하고 형식적인 기도가 될 수밖에 없지요.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 중보기도는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야고보서 5장 16절은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고 말씀합니다. 또 이 세상의 마지막에 될 일들을 기록하고 있는 요한계시록에 보면 성도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올려지는 향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타이완을 위해서 드리는 기도가 향처럼 하나님 앞에 올려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자, 그런데 바울은 에베소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기도하는지 보세요. 우선 17절에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주셔서 하나님을 알게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기독교를 계시의 종교라고 합니다. 불교는 구도의 종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게 무슨 차이입니까? 구도의 주체는 우리 인간입니다. 인간이 도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도를 찾으면 구원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시의 주체는 우리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셔야만 우리가 깨닫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하셔서 믿도록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연구해서 깨닫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계시해 주셔서 우리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에베소 교인들에게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 보여 주시도록, 그래서 에베소 교인들이 하나님에 대해서 올바로 알고 믿게 되도록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올바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각자가 알고 있는 하나님이 각각 다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가치관과 편견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보고 하나님을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알고 있는 하나님은 오직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은 좀처럼 화를 내시지도 않습니다. 어린 손주를 너무너무 귀여워해서 아무리 잘못을 해도 그저 오냐 오냐 하시는 할머니처럼 이 하나님은 한없이 용서만 해 주십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하나님을 무서운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가차없이 매를 드시는 엄한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그래서 매맞을까 봐 십일조도 꼬박꼬박 하고 주일성수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축복의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사업이 잘되고 가정에 우환이 없도록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믿고 섬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참 불합리하고 답답한 분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내 생각이나 보통 상식과는 너무 딴판이거든요.

그러나 하나님은 내가 믿고 생각하는 대로 변하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참모습과는 상관없이 우리의 형편과 편견에 의해 왜곡된 하나님의 모습을 보고 그 하나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우리에게 보내 주셔서 하나님을 바로 알고 바로 섬길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 바울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부르셨습니까? 4절과 5절에 보면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도록' 부르셨지요? 11절에 보면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도록' 부르셨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 오시고 우리를 부르셨다고 했지요? 그렇게 우리를 불러 주심으로써 우리가 갖게 된 소망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소망입니다. 하나님의 기업이 되는 소망이에요. 하나님의 부르심의 결과는 우리에게 이러한 엄청난 소망을 가져다주는데, 그것을 잘 알지 못하고 신앙생활한다고 하면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 식의 믿음 아닙니까?

그 다음에 또 에베소 교인들이 알아야 할 것은 그 기업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업이 되었다는 것, 그리스도와 함께 후사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습니까?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에베소 교인들은 많은 반대와 핍박에 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의 소망이 어떤 것이며, 또 하나님의 기업이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면 무슨 고난이든지 어떤 핍박이든지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올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종이에 기록되어 있는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계셔서 지극히 크신 능력을 행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의 군대가 추격해 올 때 바다를 가르셔서 자기들을 구원하셨던 하나님의 능력을 수백년 동안 기억하며 살았습니다. 바로 그 하나님이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셔서 구원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이 얼마나 크신가 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우리가 평범한 눈으로 본다면 아무리 찾아보아도 하나님의 능력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 눈을 밝히시면 오늘 우리에게 베푸시는 능력이 얼마나 크신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 숨쉬는 것도 하나님의 크신 능력에 의한 것이지요? 아침에 해가 동쪽에서 떠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지는 것도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능력이 우주를 운행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더 큰 능력은 우리를 죄 가운데서 구원하셔서 하나님의 기업을 삼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베푸신 이 능력이 얼마나 큰가요? 그 누가 무엇으로 죄인을 구원할 수 있습니까? 도를 찾아 떠난 사람입니까? 고행으로 죄를 씻을 수 있습니까? 선행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까? 아니지요. 오직 크신 하나님의 능력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베푸시는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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