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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이만하면 됐을까? (엡 04: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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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살펴본 말씀에서는 교회의 직분으로 부르신 것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몸, 즉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에서는 그 교회를 세우는 것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워야 할 교회의 모습이 여기 몇 가지로 나와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에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믿음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 믿음을 갖는다는 것, 이것이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집단이 동일한 이념을 갖는다는 것은 그 조직의 존립을 좌우하는 본질적인 요인입니다. 요즘 얼마 남지 않은 총선 때문에 한국에서는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선 공동정부 실험이 파국을 맞고 있는 듯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민주당은 다음 대통령을 당선시킬 준비를 하는 집단이고, 자민련은 권력구조를 바꾸어서 내각책임제를 하자고 하는 집단입니다. 얼마간은 서로 참고 협력하기도 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갈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두 집단이 하나의 정부를 구성해 놓고도 끝까지 가지 못하고 깨지게 된 이유는 이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야당인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나라당이야말로 공통의 이념이 존재할 수가 없는 복잡한 성분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오로지 권력을 잡기 위한 하나의 목적 때문에 여러 집단이 하나로 합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군사정권의 핵심인물로부터 시작해서 민주화투쟁과 개혁의 선봉에 섰던 사람들까지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의 마땅한 이념이 있을 수가 없고, 그 안에서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계보가 형성되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있을 수 없지요. 그래도 권력을 장악하고 있거나 강력한 리더십이 행사되고 있을 때는 그런대로 유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총선을 앞두고 대분열이 일어나고 만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이것을 보고 한나라당의 업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새로 탄생한 민국당도 참 걱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각 당에서 내로라 하는 중진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또 자구책으로 뭉쳐서 신당이 생겼는데, 이것도 그 구성원들이 가지각색입니다. 동일한 이념을 창출해 낼 수가 없는 한계에서 이 사람들이 들고 나오는 주장은 자기들 쫓아낸 보스들에게 반대한다는 것, 그것이 당의 이념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든든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믿음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린도교회가 어떤 분열상을 보였었는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한 교회가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그리스도파로 나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이처럼 믿음에서 하나가 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하나의 교회가 세워질 수 있습니까?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진리를 발견한 후에 천주교와 개신교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믿음이 다른 곳에 하나의 교회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교회 안에서 어떤 이는 구원받기 예수를 믿는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사교모임으로 생각해서 교회에 나오고, 또 어떤 이는 도덕적인 삶을 위해서 성경을 읽고, 또 어떤 이는 사업의 성공과 축복받기를 위해서 예수를 믿는다고 해 봅시다. 물론 실제로 교회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온전히 잘 세워진 좋은 교회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좋은 교회, 온전한 교회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하나가 된 교회입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의 아들을 아는 일입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는다는 기초적인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진보되고 깊어진 지식을 말합니다. 바울은 말하기를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에 과거에 자기에게 유익하던 것을 다 해로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를 알아갈수록 바울은 그것이 얼마나 고상하고 귀중한가 하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에 누가 그리스도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에 대한 더 깊고 고상한 지식 안에 성장한다는 것은 어느 순간에 다 완성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주님을 만나게 될 때까지 평생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믿음의 연조가 깊어갈수록 주님에 대한 지식도 날로날로 깊어가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 주님이 뭐라고 하셨는가 하면,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저희를 알며 저희는 나를 따르느니라'(요 10:27)고 하셨지요. 우리가 주님을 더 깊이 알게 될수록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되고 더 풍성한 관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더 깊이 알아가는 일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동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더욱 말씀을 사모하고 묵상하고 연구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일이겠지요. 또 주님과 늘 의논하고 또 주님은 무엇을 원하시는지 주님의 뜻을 찾아가는 생활이 없이는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이 깊어지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저 대충 구원받았다는 사실만 알고 신앙생활을 하는 집단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더 깊은 지식에 이르고 더 풍성한 관계를 갖는 그런 교회를 우리가 세워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가 세워야 할 교회의 모습은 영적으로 성숙한 교회입니다. 얼마 전에 저희 집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놈을 바라보면서 '야, 이놈이 언제 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성장합니다. 어린 아이가 만약 자라지 않는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겠지요. 하나님이 우리를 보실 때 어쩌면 막 태어난 아기를 대하시는 기분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경우는 아장아장 걸음마하는 아이를 보시는 것 같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의 모든 자녀들이 어느 정도로 성장하기를 바라시는가 하면 그의 아들, 즉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셨다고 로마서 8:29에서도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뭐라고 하는가 하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 즉 그리스도의 모든 성품과 모습을 우리가 가져야 하는데, 그것도 일부분이나 약간이 아니라 충만하기까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주님 앞에 가는 날까지 평생 이루어나가야 할 과업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과 삶이 날마다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점검하는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작년의 내 모습과 올해의 내 모습은 얼마나 달라져 있습니까? 저는 우리 아이린이 하루가 다르게 크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은 도전을 받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왜 너는 작년이나 올해나 달라진 것이 없니? 넌 늘 먹기만 하고 크지는 않는구나. 이런 한탄을 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워 나가야 할 교회는 날마다 성장하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처럼 철없고 자기행동에 책임질 줄도 모르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 장성한 어른처럼 힘도 있고 지식도 있는 교회, 늘 젖만 먹는 교회가 아니라 단단한 것도 먹고 소화시키는 교회, 그래서 큰 일도 이룰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 온전한 교회를 세우는 데 필요한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올바른 교리입니다. 성장해서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 상태에서는 이런 저런 거짓된 가르침이나 유혹에 현혹되어서는 안됩니다. 교회를 교회되지 못하게 하고 무너뜨리는 방법은 교리를 변질시키는 일입니다. 아무리 열심이 있고 사랑이 넘쳐나도 믿는 교리가 잘못되어 있으면 온전한 교회가 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애를 써서 세우고자 했던 교회가 그런 교회입니까? 우리가 종종 이단이라고 불리우는 교회들을 봅니다. 이단들이 아주 반사회적이고 비이성적인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열심과 겸손으로 잘 성숙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의 인격이 아깝게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과 인격이 훌륭해도 교리가 잘못되어 있으면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되고 맙니다. 완전히 꽝이지요. 하나님 앞에서 구원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성실하고 착하게 인격적으로 고상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았는가 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교리가 중요한 것이지요. 하나의 교리가 잘못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교리까지 변질되기 쉽습니다.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교리 위에 든든하게 선 교회, 이것이 우리가 세우고자 하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도가 언급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은 사랑 안에서 진리를 증거하는 일입니다. 우리 성경은 '참된 것을 하여'라고 되어 있는데, 원래는 '진리를 말하여'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세워야 할 교회는 사랑으로 진리를 증거하는 교회입니다. 그렇게 성장하고 참된 교리를 확립한 다음에는 당연히 그 진리를 증거해야 할 것입니다. 그 진리가 퍼져나가 온 세상을 점령하고, 온 세계가 하나님의 진리, 하나님의 다스리심, 그리고 그리스도의 구원하심 앞에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지요. 그런데 그 일을 사랑으로 해야 합니다. 교회는 사랑으로 세상을 정복하는 것이지 칼이나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러한 교회를 세우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 그리스도의 몸을 세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회의 모습은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는 일입니다. 우리가 많은 일을 합니다. 때로는 큰 업적을 쌓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목표는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 어디서 우리가 스스로 만족하고 교만할 수 있으며, 언제 우리의 수고와 노력을 그만 둘 수 있습니까? 교회는 쉬지 않고 자라야 합니다.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일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님이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에 속한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몸, 온전한 모습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 앞에 나아갈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주님처럼 되기까지 애써야 합니다. 우리가 나날이 자라고 변화되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 주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연약함 가운데 있지만, 우리가 주님 앞에 서는 날 주님의 분량에 도달하여 주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을 바라보며 기쁨과 소망 가운데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해 나가도록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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