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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은 사랑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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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목도리녀 이야기’는 우리가 따뜻한 미담에 얼마나 목말라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길을 가던 여대생이 힘겹게 기어가시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어디 가시느냐고 여쭈었더니 막걸리를 사러 가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여대생은 재빨리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가 막걸리와 빵, 음료수를 사와 할아버지에게 드린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양말 속에서 꼬깃꼬깃 접은 1000원짜리 두 장을 꺼내 여대생에게 건넸다. 그것을 정중하게 사양하고 돌아서는데 할아버지의 목이 추워 보였다. 그래서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할아버지의 목에 매어 드렸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모 포털 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렸다. 그러자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11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댓글이 1000여 개나 달렸다. 그러더니 그 화재의 주인공인 ‘목도리녀’를 찾았다는 기사와 함께 그녀의 인터뷰가 신문 여기저기에 실렸다.

그 기사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지금 교회가 과연 사람들의 목마름을 채워주고 있는 것일까? 마음 속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 하나를 떠올렸다.

작년 전도 집회 때 결신한 초신자로 길가에서 도넛과 어묵을 파시는 분이 올리신 글이었다. 누군가가 자기에게 왜 교회에 다니느냐고 묻는다면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하기가 아직은 쉽지 않다고 고백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교회에 나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오늘 오후에 봄에 새로 시작하려는 도넛 홍보 현수막을 정비하고 있는데 하얀색 승용차가 내가 장사하는 차 앞에 정차했습니다. 누가 주차를 하나보다 생각하고 일을 계속하는데 어떤 분이 ‘저도 분당우리교회에 다녀요’라며 요구르트 2개를 내미셨다. 얼떨결에 요구르트를 받아든 나는 미처 감사하다는 말도 못한 채 그분이 가신 방향을 바라보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그 순간 교회에서 왜 형제자매란 말을 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분은 가던 길을 멈추고 교우인 내게 요구르트를 주고 싶었나 보다. 그 흔한 요구르트 하나가 내가 교회에 다닐 수밖에 없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이다. ‘하나님 죄송하지만 이해해주실 거죠? 지금은 요구르트를 건네준 손을 더 사랑해요. 나중에는 하나님의 손길을 더 사랑하게 될 거예요.”

작은 요구르트 한 병에 녹아내리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교회 부흥은 요구르트 한 병을 내미는, 작은 정성이 담긴 손끝에 달려 있음을 깨닫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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