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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합작품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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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첫 번째 책 “거인들의 발자국”을 집필할 때의 일이다. 처음 내는 책이니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면서 썼다. 출판사로 탈고한 원고를 넘기기 직전에 번뜩 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책 한 권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쓰는 작가의 평생 연마한 지식과 경험과 기도와 생각과 철학이 한데 어우러진 합작품, ‘시너지’라는 사실이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대학 시절의 강의 노트의 일부, 고등학교 때의 일기 몇 페이지, 스크랩해 두었던 잡지의 기사 몇 장, 잠깐 만났던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의 대화, 스쳐 지나갔던 사건 몇 개가 정작 책을 쓰면서 보니까 보석처럼 귀하게 쓰여 지는 것들을 보고, 나는 무릎을 쳤다.
 “인생에선 하나도 버릴 것이 없구나! 정말 모든 것이 함께 모여 기가 막힌 합작품을 만들어 주는구나!“
 인생에서 정말 멋진 것은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이 대립하지 않고 모여서 조화를 이뤄 합작품,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한 그루의 우람한 나무도 좋지만, 정말 아름다운 것은 울창한 숲이 아닌가? 시너지, 합작품은 울창한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솔로 플레이도 좋지만, 정말 장엄한 음악은 수많은 악기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아니겠는가? 시너지는 웅장한 소리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원래 자존감이 낮은 사람, 한 분야에 대해 자신이 전문가라는 자신이 없는 사람, 내면세계가 안정되어 있지 못한 사람, 속으로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불안한 사람은 모든 것을 조화의 시각이 아닌 대립의 시각으로 본다. A를 택하면 B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힘이 없을 때는 강한 자의 것을 별 고민 없이 일방적으로 답습하고, 자기에게 힘이 있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의 주장을 무조건 따라 올 것을 강요한다. 자기와 다르다는 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이요 반역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기회를 향한 창문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사고방식은 창조성을 파괴시키고, 지루함과 경직됨을 불러온다. 그러나 진짜 생명력 있는 그룹의 힘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장려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상반되는 것 같은 요소들을 다 표용해서 하나의 아름다운 합작품,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하나님이 나눠 놓으신 것은 시너지의 결정체다. 여자는 없고 남자만 있는 세상은 얼마나 딱딱하고 삭막할 것인가? 반대로 여자만 있고 남자가 없는 세상은 또 어디 기둥뿌리 빠진 집같이 힘이 없을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둘 다 서로에게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것이다. 남자는 일을 이뤄내는 추진력과 집중력이 있는 반면에, 여자는 관계와 감정을 중시한다. 만약 여자들이 없다면 일은 이뤄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들이 살벌해 질 것이다. 여자들은 따뜻하고 친절하게 관계 중심적으로 배려해 주므로 수직적 명령 체계보다 수평적 네트워크식의 리더십을 발휘, 특히 요즘 같은 탈권위주의 시대에 인기가 높다. 서로의 개성, 독특함, 다양성은 플러스지, 마이너스가 아니다.
 교육도 제대로 되려면 스승과 제자의 합작품이어야 한다. 가정교사라도 한 번 선생님 역할을 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아무리 스승이 애를 써도 학생에게 배우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없다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같은 물을 흘려보내도, 돌은 그냥 스치고 지나가지만, 스펀지는 강력한 흡인력으로 물을 흡수해 버리지 않는가? 스승은 학생이 배울 의지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것이며, 그 때 스승의 가르침은 몇 천배의 파워를 낸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아무리 잘 하려해도, 따르는 이들이 전문성과 열정, 성실함을 가치고 받쳐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서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핵심 다이나믹도 바로 이 시너지다. 미합중국 건국 이전부터, 유럽 각 나라의 독특한 특성들이 미국으로 온 이민자들을 통해 흘러 들어왔고, 이것들이 자연스럽게 연합되어 미국을 만드는 최대공약수를 창출했다. 예를 들어, 영국으로부터 적극적인 무역 비즈니스 정신과 합리적인 정부 체제와 법안, 상류층들의 귀족적 매너와 고급 사립학교의 엘리트 교육이 들어와서 미국 상류층 리더십들의 높은 교육 수준 형성과 건국 초창기 정부 조직과 헌법의 토대를 닦는데 기여했다. 또한 프랑스의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투쟁 정신, 튀는 개성, 자유분방한 삶의 스타일이 흘러 들어와서 미국인들의  독특한 창조 정신 및 시대를 앞서가는 개성을 형성했다. 네덜란드계들의 거침없는 창조 정신, 스쿠루우지 수준의 재정 감각, 비즈니스 조직 운영, 모험 정신이 미국 경제의 도전적 자유무역 정신을 다졌다. 또한, 유대인들은 강력한 미국 금육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 독일인들의 꼼꼼하고 철저한 장인 정신은 초기 미국의 빠른 산업화와 이공계의 토대를 닦는데 이바지했다. 유럽에서는 서로 충돌의 원인이 되었던 이 독특성들을 미국은 갈등 없이 퓨전시켜 기가 막힌 시너지 국가를 이룩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에 쓸데없는 것들을 주시지 않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고난과 역경도 큰 시각에서 보면 다 나를 더욱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도구들이었다. 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되어 버린다지 않는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들, 당장 보기에 능력 없어 보이는 내 동료들도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다 소중한 퍼즐의 조각들이다. 대립하려 하지 말고, 조화를 이루려고 하라. 그 무엇도 함부로 쓸데없다고 버리지 마라. 리더십은 시너지를 만드는 일이다.

한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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