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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화려하고도 초라한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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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터 잭슨의 장례식 행렬이 지나가는 바람에 심한 교통 체증이 생겼다. 지방 신문들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월 스트리트 저널’과 다른 경제 전문지들도 여기에 합세했다. 루터 잭슨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자기에게 쏟아지는 세인의 주목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평생 그토록 원했던 인기를 살아서 누리지 못했다는 점이 애석할 뿐이었다.
 장례식장은 아름다운 꽃 장식으로 뒤덮여 있었고, 한 성악가가 추모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가족실에 단 두 사람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람들은 몹시 놀랐을 것이다. 눈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앉아 있는 그의 젊은 아내, 그리고 오랫동안 그를 모셨던 집사(執事) 한 사람이 전부였다.
 자녀가 넷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거기에 참석하지 않았다. 15명의 손자, 손녀들도 약속한 듯 나타나지 않았다. 자녀들의 생모인 그의 전처 역시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 그가 자기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재혼했다는 사실이 그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이었던 것이다. 자녀들 역시 평생 그들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에 대해 추모의 마음보다는 원망의 마음이 더 컸다.
 루터 잭슨은 미국의 사업계에서 신화적인 존재다. 그가 타계한 이후 곧장 재계의 지도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는 실패자였다. 세상을 손에 넣었지만 가족도, 그의 영혼도 잃었기 때문이다.

「사명·돈·의미」, 스테반 아터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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