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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참새와 사냥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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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360.참새와 사냥개

소설 작품 <아버지와 아들>로 유명한 러시아 문호 이반 세르게비치 투르게네프(Ivan Sergeevich Turgenev 1818-1883)는 어느 날 사냥을 나섰다가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앞서가던 그의 사냥개 트레졸이 문득 자세를 낮추고 살금살금 기어가는 것입니다. 그는 오, 뭔가 큰놈이 걸린 모양이로구나 하고 사냥개 뒤를 밟았습니다. 그런데 사냥개가 발견한 것은 큰바람에 자작나무 숲이 몹시 흔들리는 와중에 둥지에서 떨어진 이제 겨우 생긴 듯 만 듯 한 날개를 힘없이 벌린 채 머리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참새 새끼 였습니다. 사냥개는 킁킁거리며 새끼참새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가슴팍이 까만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새끼참새 앞에 내려앉았습니다. 새끼 참새 어미가 분명하였습니다. 어미 참새는 털을 곤두세우고 몸을 바싹 당기고 절망적이고 가련한 소리로 삐이삐이 울어댔습니다. 그리고는 두 번이나 팔짝 뛰어 사냥개 주둥이를 공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미 참새는 그 작은 몸을 쉴새없이 떨더니 그 자리에 픽 쓰러졌습니다. 어미 참새는 두려움과 혼란으로 정신을 잃은 것입니다. 그 어미 참새는 제 새끼를 구하려고 자기를 내 던진 것입니다.

어미 참새에게 사냥개는 엄청나게 큰 괴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새끼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본 어미 참새는 높고 안전한 자작나무 위에 앉아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의지보다 강한 힘이 어미 참새로 하여금 안전한 나뭇가지에서 죽음의 위험이 깔린 땅 아래로 몸을 던지게 한 것입니다.

그의 사냥개 트레졸은 새끼 참새에게로 나아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뒷걸음질쳤습니다. 사냥개도 어미 참새의 죽음을 무릅쓴 그 희생적인 새끼 사랑을 눈치챘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투르게네프는 어리둥절하고 주춤거리는 그의 사냥개 트레졸을 급히 불렀습니다.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투르게네프는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웃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그처럼 작고 영웅적인 참새의 열정적인 사랑, 희생적인 사랑, 두려움을 초월한 사랑 앞에 깊은 존경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사랑은 죽음의 공포보다 더욱 강하고 굳세다는 것을, 그 작은 어미 참새로부터 배웠습니다. 그와 같은 사랑만이 나의 삶을 지탱할 수 있으며 그런 사랑만이 나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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