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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프란츠 카프카의 천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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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366.프란츠 카프카의 천국문

한 남자가 천국 문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천국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 소리, 맛있는 음식 냄새, 향기로운 꽃 내음이 바람결에 실려 왔습니다. 천국 문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만 문지기가 지키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들어가도 되나요?" 물었습니다. 문지기는 사정없이 지금은 안 된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하였습니다. 남자는 하는 수 없이 문지기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그 남자는 오래 기다린 후에 지금은 들어가도 되나요? 물었습니다. 문지기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남자는 그렇게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을 기다리면서 이제는 들어가도 되나요? 물을 때마다 문지기는 안 된다고 하였고 그 남자는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였습니다.

그 남자는 오래 오래 기다리다가 마침내 처음으로 한 가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문지기에게 묻습니다. "내가 이렇게 오랜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이외에는 아무도 이 문을 찾아 온 사람이 없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문지기는 "다른 사람은 이 문으로 들어 올 수 없어, 이 문은 당신만을 위한 문이니까 말이야, 이제 슬슬 문을 닫아야겠군" 하더니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 남자는 문지기가 안 된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문지기가 허락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가 이런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기다림 이상의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하였다면 그 남자는 천국 문을 들어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남자가 천국에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불타는 소망과 뜨거운 용기가 있었다면 문지기와 대판 싸움을 벌리거나 문지기를 확 밀어버리고라도 찬란한 천국 안으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교회에 나오는 많은 교인들이 이 남자를 많이 닮았습니다. 교인들은 말씀의 문, 기도의 문, 찬양의 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가 그 충만한 영적 축복을 누리지 못 하고 그 문을 지키고 있는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영성 생활도 그렇습니다. 영성 생활의 문 앞에 앉아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이 유치원 아이들 마냥 하나하나 안내하고 일러 줄 때까지 기다립니다. 융통성도 없습니다. AAA 방식대로 하라 하면 AAB는 절대 안되고 꼭 AAA 그대로 해야 복 받는 줄 알고 있는 우리 한국 교인들에게 카프카의 소설 심판에 나오는 천국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이 남자의 이야기는 참 좋은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참고 : 석진오, 금강경 에세이, 시학사, 280-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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