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희망으로 다시 핀 슬픔

군산개복교회에서는 얼마 전 한 장학 기금이 생겨났다. 가난한 신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싶다는 뜻으로 1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선뜻 희사한 오애순 권사(70세).
깊은 기도로 믿음을 지키고, 교회를 지켜온 오 권사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딸의 일가족이 뜻밖의 사고로 모두 세상을 떠나는 참변을 당한 것이다. 남편과 사별한 후 유일한 피붙이로 의지했던 딸은 물론, 친자식처럼 정겹게 굴던 사위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 둘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가슴이 미어지는 사고 뒤에 뜻밖의 일들이 계속됐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 사위가 가입한 보험금이 다른 상속인이 없는 관계로 오 권사에게 돌아온 것이다. 홀로 근근이 살아온 노구를 이제 조금은 편안한 곳으로 옮겨 살아 보라고 주위에서 입을 모았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들의 생명과 바꿔 생긴 귀한 돈을 일신의 안락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오 권사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오 권사는 아픔 속에 기도하던 중 어려운 형편 속에서 공부하는 신학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생각했다. 결국 그의 뜻대로 그 보험금은 한 푼도 남김없이 개복교회에 전달되었고, 교회는 이를 ‘오애순 장학금’이라는 이름의 특별 기금으로 조성해 신학생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도는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인이심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물질에 대한 바른 미덕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오애순 권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긴다.

- 「우리 사는 동안에 필요한 여덟 단어」/ 임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