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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식어가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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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 보시무스는 수도원장에게 와서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더 이상 기도를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수도원장이 물었다. 보시무스가 대답했다. “젊었을 때만 해도 기도를 드리면
마음이 더없이 포근해지곤 했습니다. 마음속에 어떤 불 같은 것이 타올라
깊은 위로를 맛보곤 한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자취를 감추어
기도를 드려도 건조하고 황량할 뿐입니다.” 수도원장은 아무 말 없이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물주전자를 불 위에 얹었다. 그리고 물이 끓기 시작하자 잔에 따라서 보시무스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끓는 물을 들이켜보시오.” 보시무스는 마셔보려고 했지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직도 펄펄
끓는 물을 어떻게 마십니까?” 원장이 대꾸했다. “기도도 그와 같아요. 초심자의
기도란 항상 위안이라는 열기가 배어 있어 뜨거운 물과 같답니다. 당신이
뜨거운 물을 마실 수 없듯이 하느님 역시 초심자들의 기도는 제대로 들이키시지 못합니다.” “원장님,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보시무스가
진지하게 물었다. 원장이 대답했다. “끓는 물은 식혀야 하듯이, 기도 역시 식도록 놓아두어야 합니다. 당신이 지금 같은 상태에서 기도를 계속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기도는 하느님께 더없는 기쁨이 되리라 믿습니다.” 펄펄 끓던 물이
충분히 식자 수도원장은 다시 보시무스에게 물잔을 주었고, 보시무스는
그 잔을 마시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 원장 앞을 물러나왔다.
- 앤드류 마리아, 성바오로 출판사,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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