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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마음을] 랍비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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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신화처럼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각색되어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 이야기는 그 출처가 분명치 않다.
내가 그것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아니면 책에서 읽었는지,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읽은 것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나아가 내가 얼마큼 그
이야기를 내식대로 각색한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이 이야기에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제목은
'랍비의 선물' 이다.
이야기는 어려운 시기에 닥친 한 수도원에 대한 것이다. 한때는 큰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던 어떤 종교 단체가 있었다. 그 교단은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벌어진 수도원 박해 운동과 19세기에 일어난 거센 세속 주의의
물결에 영향을 받아 모든 세력을 잃고 말았다. 도처에 흩어져 있던
지부들은 명맥이 끊어지고 이제는 중앙 교단에 다섯 명의 수도승만이 남는
초라한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 중앙 교단의 수도원장과
나머지 네 명의 수도사들은 모두 70세가 넘는 고령이었다. 누가 봐도
몰락을 눈앞에 둔 교단임에 틀림없었다.
수도원이 위치한 깊은 산 속에는 한 랍비(유태교 성직자)가 이따금
은거처로 사용하는 작은 오두막집이 있었다. 그 랍비는 근처의 도시에서
시나고그(유태교 사원)를 이끌고 있었는데, 가끔씩 그 오두막에 와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수십 년에 걸친 기도와 명상 덕분에 늙은 수도사들은
어느 정도 초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랍비가 언제 그 움막에
와 있는지를 멀리서도 알았다.
"랍비가 산에 왔군. 랍비가 또 오두막집에 왔어."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귀에 대고 속삭이곤 했다. 교단이 종말을 고하는 것
때문에 고뇌하던 수도원장은 문득 그 움막의 랍비를 찾아가 수도원을
되살릴 조언을 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원장이 찾아가자 랍비는 기꺼이 그를 오두막 안으로 맞아들였다
그러나 수도원장이 방문 목적을 설명하자 랍비는 단지 동정을 표시할
뿐이었다.
"저도 이해합니다."
랍비는 낮은 목소리로 탄식하며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영적인 문제로부터 멀어졌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시나고그에 찾아오는 사람도 요즘은 무척 드물답니다."
늙은 수도승과 랍비는 함께 눈물지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토라(유태교
경전)를 읽고 조용히 심오한 대화를 나눴다. 이윽고 수도원장이 떠날
시간이 되었다. 둘은 서로를 껴안았다. 수도원장이 말했다.
"그 동안 자주 이런 만남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전
여기에 찾아온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가는군요. 스러져 가는 우리 교단을
살릴 한 마디의 조언도 당신은 갖고 있지 않은가요?
랍비가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전 아무런 조언도 드릴 게 없군요. 단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당신들 가운데 한 사람이 메시아라는 사실입니다."
수도원장이 돌아오자 나머지 수도사들이 물었다.
"그래, 그 랍비가 뭐 라고 하던가요?
수도원장이 말했다.
"아무런 도움말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우린 함께 눈물을 흘리고 토라를
읽었지요. 다만 내가 오두막을 나설 때 그는 우리들 중에 메시아가 있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더군요.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후 날이 지나고 달이 지나면서 늙은 수도사들은 랍비가 한말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우리들 중에 메시아가 있다고? 이 수도원에 있는
우리들 다섯 명의 수도사 가운데 한 사람이 메시아란 말인가? 그렇다면
과연 누가 메시아일까? 수도원장을 가리킨 말이 아닐까? 그래, 정말로
메시아가 우리들 중에 있다면 수도원장이 틀림없어. 그는 한 세대도 넘게
우리들을 지도 해 왔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토마스 형제일지도
몰라. 분명히 토마스 형제는 성스런 사람이야. 토마스 형제가 빛의
사람이라는 걸 모두가 알지. 어쨌든 엘러드 형제를 두고 한 말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엘러드는 이따금 변덕을 부리지.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엘러드가 비록 발바닥의 가시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사실 그가 항상
옳았어. 그가 절대적으로 옳을 때가 많았지. 어쩌면 랍비는 엘러드 형제를
두고 말한 건지도 몰라. 필립형제는 확실히 아니야. 필립은 너무도
순종적이고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니까.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는
누군가 자기를 필요로 할 때면 항상 나타나곤 하지. 마술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어느새 옆에 와 있단 말야. 혹시 필립이 메시아일지도 몰라. 물론
랍비가 나를 두고 한 말이 아닌 건 확실해 나를 지목한 말일 가능성은
전혀 없지.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이니까. 오, 하나님 ! 절대로 전
아닙니다. 제가 당신 앞에 그렇게 중요한 인물로 설 순 없어요. 안
그렇습니까?
늙은 수도사들은 이런 식으로 제각기 사색하면서 메시아일지도 모르는
서로를 깊은 존경심을 갖고 대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혹시 자기 자신이 메시아 일치도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서도 특별한 존경심을 갖기 시작했다. 수도원이 자리잡은 그 산은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곳이었다. 그래서 이따금 사람들이 소풍 삼아
수도원을 찾아와 잔디밭에서 놀거나 수도원 주변의 오솔길들을 산책하곤
했다. 또 황폐해져 가는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는 사람도 가끔
있었다. 사람들은 차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곳에 사는 다섯 명의
수도사들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특별한 존경심 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서로를 존경하는 그 마음들이 후광처럼 수도원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거기에는 어떤 이상한 매력과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었다. 자신들도
모르게 사람들은 더 자주 그 수도원을 찾아와 소풍을 즐기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 특별한 장소를 보여 주기 위해 주위의 친구들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또 다른 친구들을 데려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젊은 사람들도 그 수도원을 찾아와 늙은 수도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얼마 후 한 젊은이가 그곳에 입문해
수도사가 되었다.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젊은이도 입문했다. 그래서 몇 해
뒤에는 수도원이 또다시 옛날처럼 번창하게 되었고 랍비의 선물 덕분에
그곳은 그 지역의 빛과 영성의 살아 있는 중심지가 되었다.
  
--M. 스코트 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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