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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눈물의 세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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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기다리던 세례를 받았다. 한마디로 완전히 망가진 세례식이었다. 세례식 때 많은 사람
이 눈물을 흘린다고 홍 집사님이 말했을 때, 나는 안 그럴 거라고 말한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세례
를 받는 그 좋은 날, 왜 우냐고…. 그런데 내가 그렇게 심하게 망가질 줄은 정말 몰랐다.
나는 원래 마이크 체질로 통했다. 학창 시절에는 운동장에 모인 학우들이 내 한마디에 웃고, 내 한
마디에 감동받곤 했다. 세례받기 전날 밤, 나는 5분에 맞춘 간증을 서너 번 읽고 연습했고, 한국에
전화해서 아내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아내는 너무 감동적이라고, 나는 정말 남편 잘 만난 것 같다고
그랬다.
목사님이 무릎 꿇고 앉은 내 머리에 손을 얹고 힘을 주셨다. ‘이제 시작이다’ 하며 마음을 굳게 먹고
있는데 물이 내 머리를 타고 흐르자 감정이 복받치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물로 죄를 씻는 형식
을 취한다고 했는데, 그건 단순한 형식이 아니었다.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
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왜 그렇게 힘들었고 또 오래 걸렸을까? 결국 이렇게 될 것을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버텼을까? 사람들을 펑펑 울리겠다고 자신하던 나는 없었고 죄를 용서받고 눈물 흘리는 초
라한 나만 있었다. 내가 흘린 눈물에는 과거에 대한 서러움도 담겨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죄
를 용서받고 든든한 하나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격한 행복의 눈물이었다. 하나님은 멋지게 간증하겠
다는 나의 교만함도 여지없이 무너뜨리셨다. 하나님은 잔머리 굴리는 교만한 나를 원하시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그래도 나의 그 진심을 하나님이 들으셨으니 만족하고 행복했다.
- 「아름다운 시작」/ 주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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